정부, 촉법소년 연령기준 하향 방침…추가 의견수렴 거친다(종합)
성평등부 공론화 결론은 "강력·중대·반복범죄는 14세→13세"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정부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기준 하향을 위한 추가 의견수렴 절차를 밟는다.
성평등가족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기준 공론화 결과와 제도개선 권고안을 보고했다.
성평등부에 따르면 공론화 작업에 참여한 시민참여단 2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촉법소년 연령기준을 조건부 하향하자는 입장은 숙의토론 이전 45.8%에서 이후 46.7%로 0.9%포인트(p) 상승했다.
촉법소년 연령기준을 일괄 하향하자는 입장은 37.3%에서 30.2%로 7.1%p 감소했고, 현행 기준을 유지하자는 입장은 5.7%에서 17.0%로 11.3%p 증가했다.
연령 기준을 몇 세까지 낮춰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현행 14세 미만 기준을 13세 미만으로 한 살 낮추자는 의견이 55.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민 199명과 청소년 43명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한 온라인 공청회에서는 일괄 하향 의견이 각각 78%와 67%로 가장 많았다.
성평등부는 이런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촉법소년 연령기준을 현행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강력·중대·반복범죄인 경우 '만 10세 이상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
현행 형법과 소년법에 따르면 촉법소년에게 내려질 수 있는 가장 강도 높은 처분은 최장 2년의 '장기 소년원 송치'인 반면, 범죄소년(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에게 선고되는 법정 최고형은 징역 15년이라 처벌 수준이 높아지는 셈이다.
권고안에는 연령기준 조정 외에도 소년비행 예방과 보호처분 개선 방안이 함께 담겼다.
성평등부는 소년비행을 예방하고 소년범죄를 관리하기 위한 범정부 대응체계인 '소년비행예방정책위원회'(가칭)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또 혐의가 가벼우면 훈방되는 범죄소년(만 14세 이상 19세 미만)과 달리 무조건 소년보호 재판에 넘겨지는 촉법소년 '전건송치' 제도를 개선하고, 경찰이 촉법소년을 조사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촉법소년 조사가 소년부 판사에게 일임되고 비공개로 진행되는 탓에 발생하던 피해자 진술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도입할 것도 당부했다.
아울러 감호위탁, 수강명령, 사회봉사명령, 보호관찰, 시설위탁, 소년원송치 등으로 나뉘는 보호처분 종류에 '가족치료명령'을 추가하고 보호처분 내실화를 위한 인프라와 전문인력 확충을 주문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등장인물인 뽀르뚜가를 인용하며 "소년비행을 엄중히 바라보되 도움이 필요한 소년 곁에서 청소년이 성장하고 국민이 안심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촉법소년 연령기준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며, 정부는 연령기준을 일괄적으로 하향할지 아니면 조건부로 하향할지와 연령기준을 몇살까지 낮춰야 할지에 대한 추가 의견수렴을 진행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기준을) 낮추긴 낮춰야 할 것 같다"면서도 "부분적으로 낮출 것이냐 모든 범죄에 대해 낮출 것이냐, 1년을 낮출 것이냐 2년을 낮출 것이냐 이 범위 내에서 다음에 또 토론해보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 사이에 국민 의견수렴을 또 해보자. 다양한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든지"라며 "매우 중요하고 예민한 현안이라서"라고 언급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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