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에 국가 성장 승부수…3대 메가프로젝트 총력전

CBS노컷뉴스 서민선 기자 2026. 7. 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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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강·5만불 시대를 여는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반도체·AIDC·피지컬 AI 중심 미래 성장산업에 대규모 투자
메모리 생산 2배·서남권 팹 4기…8.4GW 데이터센터 구축
피지컬 AI 2030년 세계 1강 목표…국방·돌봄·농업까지 확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반도체·AI로봇' 관련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최근 AI발 반도체 호황을 일시적인 수출 특수에 그치지 않고 설비투자와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잠재성장률 3% 승부수…3대 메가프로젝트 본격 가동

정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목표로 하는 이른바 '3·4·5 비전'을 제시했다. 성장전략의 핵심에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AIDC), 피지컬 AI를 축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가 자리 잡았다.

정부는 세 분야를 개별 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도체 생산부터 AI 연산 인프라와 데이터 구축, 제조업 적용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는 AI 연산 기반을 공급하고,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처리하며, 피지컬 AI는 이를 로봇과 자동차, 공장 등 실물 산업에 적용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다른 국가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글로벌 초격차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재정경제부 이형일 1차관은 브리핑에서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기회를 사이클이 지나가면서 사라지게 두지 않고 대규모 투자를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하겠다"며 "도전적이지만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 AI…제조업 경쟁력과 결합

정부가 AI와 반도체를 미래 성장의 승부처로 선택한 배경에는 두 산업이 이미 한국 경제의 성장과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AI 대전환이 촉발한 글로벌 반도체 호황은 수출과 증시,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해 1~4월 한국의 수출 순위는 세계 7위에서 5위로 올라섰고, 1~5월 경상수지는 1413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흑자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정부는 AI발 반도체 호조를 반영해 올해 실질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경상성장률은 30년 만에 가장 높은 12.3%, 경상수지 흑자는 역대 최대인 2900억 달러를 전망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장비를 중심으로 올해 5.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현재의 호황을 장기적인 성장역량 확대로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대규모 투자가 자본 축적을 이끌고, 이후 AI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 생산성과 총요소생산성이 높아져 잠재성장률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한국이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반도체와 제조업을 AI와 결합해 실물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는 AI 연산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고,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운영하는 기반이다. 피지컬 AI는 축적된 AI 기술을 로봇과 자동차, 공장 설비 등 현실 산업에 적용하는 최종 수요처다. 범용 생성형 AI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을 그대로 추격하기보다 반도체·자동차·로봇·제조업 등 강점을 가진 분야에 AI를 접목해 차별화하겠다는 의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전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고 중국 등 경쟁국에 대응해 우리나라가 AI 로봇 시장을 초기에 선점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1천조·데이터센터 550조…AI 산업지도 다시 그린다

연합뉴스

반도체 분야에서는 경기 용인·평택 팹의 건설 기간을 단축해 5년 안에 메모리반도체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한다. 서남권에는 800조 원을 들여 반도체 팹 4기를 구축하고, 충청권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을 중심으로 156조 원 규모의 생산거점을 조성한다.

부산은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생산 허브로, 경북 구미는 반도체 소재·부품 거점으로 육성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산업을 충청·호남·영남권으로 확산해 지역별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술개발도 기존 메모리 중심에서 차세대 AI 반도체로 확대한다. HBM 이후의 차세대 메모리와 데이터센터용 신경망처리장치(NPU), 미래차·로봇·방산용 NPU, SiC·질화갈륨(GaN) 기반 전력반도체, 첨단 패키징 등을 집중 지원한다. 국방반도체 국산화와 전문인력 10만 명 양성, 소재·부품·장비와 파운드리·패키징을 아우르는 공급망 구축도 함께 추진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울산·강원 동해·세종 등을 중심으로 8.4GW 규모로 구축한다. 투자 유치를 포함한 전체 사업 규모는 550조 원이며, 2028년 상반기까지 착공해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운영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그치지 않고 서버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전력·냉각장비를 국산화해 AIDC 자체를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화 클러스터와 대규모 테스트베드도 조성해 반도체와 전력기기, 냉각설비, 소프트웨어 등 전후방 산업도 함께 육성한다.

AI 연산능력 확보를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약 5만 장을 도입하고, 국가 AI컴퓨팅센터는 올해 3분기 착공한다. 공공·민간 AI 학습데이터 통합시스템과 의료 데이터 공유체계도 구축해 연산능력과 데이터 기반을 함께 확충할 계획이다.

제조현장 파고드는 AI…2030년 피지컬 AI 세계 1강 목표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범용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AI 팩토리와 AI 로봇, 자율주행차 등 7대 선도 분야를 중심으로 실증을 확대한다. 제조현장의 휴머노이드 실증은 지난해 7곳에서 올해 누적 30곳으로 늘리고, 액추에이터와 센서, 로봇손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도 추진한다.

정부는 피지컬 AI를 제조업뿐 아니라 국방과 돌봄, 농업, 치안 등으로 확대해 2030년 세계 1강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 외에도 센서와 액추에이터, 휴머노이드용 이차전지를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로 새로 지정한다. 제약·바이오, 방산, 우주·항공, AI 에이전트, 양자·보안, 블록체인 등으로 초격차 산업 생태계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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