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지킨 세 학자 품은 뜻깊은 산책’…의령한글공원 가보니 [밀착취재]

강승우 2026. 7. 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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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식·이극로·안호상 선생 3인의 한글 정신, 상징 공간으로 재탄생
훈민정음 포토존·산책로 등 조성…“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 초석”
“우리말 지킴이 선생들의 동상이 이렇게 공원에 있으니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아이들 손잡고 공부하러 오기 좋은 명소가 되겠네요.”
 
지난 12일 오전 경남 의령군 의령읍 서동행정타운 일원. 일제강점기 목숨 걸고 우리말과 글을 지켜낸 ‘한글학자 3인’의 숭고한 뜻을 품은 ‘의령한글공원’이 마침내 첫 선을 보였다.
의령한글공원에 설치된 조형물. 의령군 제공
앞서 지난 9일 오태완 의령군수를 비롯해 한글학자 후손들과 200여명의 군민들이 모여 준공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시설 준공식이 아닌 의령이 ‘대한민국 한글문화도시’임을 선언하는 의미가 남다른 장이었다.

특별교부세 8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21억원이 투입된 의령한글공원은 축구장 면적보다 넓은 9881㎡(약 3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공원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을 형상화한 감각적인 조형물과 포토존이었다.

공원 내 조성된 연못을 지나 정돈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공원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세 명의 한글학자 동상을 마주하게 된다.

이들은 의령이 낳은 한글학자 ▲남저 이우식(1891.07~1966.07) ▲고루 이극로(1893.08~1978.09) ▲한뫼 안호상(1902.01~1999.02) 선생이다.
조선어학회를 이끌며 국어사전 편찬을 주도한 이극로 선생, 우리말 연구와 국어사전 편찬에 헌신한 이우식 선생, 그리고 초대 문교부 장관으로서 조선어사전 편찬과 한글 교육 발전에 기여한 안호상 선생.

우리가 한글을 쓰고 사전에서 우리말을 찾을 수 있는 토대가 이들이 기여했음을 알 수 있는 사실이 공원 곳곳에 스며 있었다.

공원에서 만난 한 주민은 “우리 지역에서 한글학자가 세 명이나 나왔는지 몰랐다”며 “공원이 예쁘게 꾸며져 있어 산책하기도 좋고,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역사 교육 현장이 될 것 같아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번 의령한글공원 준공이 의령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군의 오랜 숙원이자 미래 비전인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을 향한 든든한 교두보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군은 2020년 건립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이후 여러 차례의 학술대회와 국회 토론회를 열며 의령에 국어사전박물관이 들어서야 하는 당위성을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의령한글공원 준공식. 의령군 제공
그 결과 지난 대선 당시 공감대를 얻어 이재명 대통령의 의령 지역 1호 공약에 반영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번에 조성된 한글공원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의령의 의지를 전국에 증명하는 상징적인 거점인 셈이다.

오태완 군수는 “의령한글공원은 대한민국 한글문화도시 의령의 힘찬 새 출발을 알리는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세 분 학자의 숭고한 정신을 뼈대 삼아 의령만의 독보적인 한글문화 자산을 꽃피우고, 이를 바탕으로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이라는 위대한 결실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의령=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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