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싹쓸이한 메리츠, 전통 명가 하나…베스트 애널리스트 격돌 [2026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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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상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조사에서 펀드매니저 1587인의 표심과 자산 배분의 향방을 가른 핵심 키워드는 단연 '반도체'였다. 2026년 상반기 펀드 운용을 위해 가장 많은 규모를 투자한 분야를 묻자 응답자의 무려 90.7%(875명)가 반도체를 꼽았다.
김 애널리스트는 "과거 IT 수요가 인구 기반의 점진적 소비였다면 AI 반도체 수요는 규모의 법칙에 기반한 투자 목적의 경쟁적 조달이기에 가파른 선형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윤유동(증권·보험·기타 금융), 정지윤(생활소비재·교육), 홍성욱(디지털자산) 애널리스트 등 무려 3명의 최초 1위를 배출하며 리서치 저변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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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2026 상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조사에서 펀드매니저 1587인의 표심과 자산 배분의 향방을 가른 핵심 키워드는 단연 ‘반도체’였다. 2026년 상반기 펀드 운용을 위해 가장 많은 규모를 투자한 분야를 묻자 응답자의 무려 90.7%(875명)가 반도체를 꼽았다.

이는 2025년 하반기 조사 당시 기록했던 77.9%(698명)에서 무려 12.8%포인트나 급증한 수치로, 자본시장의 자금이 반도체 섹터로 압도적으로 집중되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AI 사이클의 고도화와 공급망 재편 속에서 반도체에 대한 확신이 더욱 공고해진 결과다.
‘반도체 싹쓸이’ 메리츠 vs ‘9개 부문 호령’ 하나

시장의 자금이 반도체로 몰려든 만큼 이번 조사에서 매니저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반도체 왕좌로 쏠렸다. 그리고 이 격전지에서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반도체는 물론 전기전자, 유틸리티, 글로벌 기업분석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반도체 유관 기술주 섹터를 싹쓸이했다.
그 중심에 20년 차 리서치 경력의 베테랑 김선우 애널리스트가 있다. 지난 하반기에 이어 반도체 부문 1위를 지킨 그는 2023년부터 펼쳐진 ‘New IT(지능기술)’ 시대의 메모리 반도체 위상 변화를 정교하게 짚어냈다. 김 애널리스트는 “과거 IT 수요가 인구 기반의 점진적 소비였다면 AI 반도체 수요는 규모의 법칙에 기반한 투자 목적의 경쟁적 조달이기에 가파른 선형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내내 끊임없는 ‘고점론의 공포’가 시장을 덮칠 때마다 그는 글로벌 채널 체크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논리적으로 설파하며 시장을 설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발간한 ‘SK하이닉스 ADR: Good to Great’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던 미국 ADR 발행 당위성은 실제 지난 3월 SK하이닉스의 미국 SEC 상장 신고서 제출로 이어지며 그의 독보적인 시각과 시장 영향력을 증명했다.
메리츠증권 기술주 리서치 군단의 저력은 전기전자·스마트폰 부문의 양승수 애널리스트와 유틸리티 부문 정상을 확고히 한 문경원 애널리스트로 이어졌다. 이변은 글로벌 기업분석 부문에서 나왔다.
생애 첫 1위에 오른 메리츠증권의 1996년생 신성 김동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전담이 아닌 ‘반도체 소부장’을 담당한다. 커버 영역이 방대한 무대에서 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을 파고든 집요함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상하이와 대만 현장을 직접 밟고 작성한 ‘SEMICON CHINA 2026’, ‘COMPUTEX 2026’ 탐방 보고서는 중국 CXMT의 상장 모멘텀과 글로벌 이종 컴퓨팅 지형도를 명쾌하게 그려내며 펀드매니저들의 표심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시장을 주도하는 간판 애널리스트들의 독주 체제도 견고했다. 특히 하나증권은 총 9개 부문 1위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서치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홍식(통신), 최정욱(은행·신용카드), 윤재성(정유·화학), 김경환(글로벌 투자전략-중국·신흥국) 등 자본시장의 핵심 흐름을 짚어낸 간판스타들의 분석력이 돋보였다.
2차전지 부문 1위를 지킨 베테랑 김현수 애널리스트는 인뎁스 리포트 ‘축의 이동’을 통해 배터리 산업의 성장 담론이 기존의 친환경·탈탄소에서 에너지 부족 및 안보 논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정교하게 짚어냈다. 온갖 소문이 오가는 시장에서 불필요한 소음을 선별하고 산업의 펀더멘털 신호에만 집중하는 것이 그의 강점이다. ETF 순자산 500조 시대, 더 치열해지는 ETF 부문 1위에 오른 박승진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시장의 판도를 바꾼 사건으로 미국 증시의 ‘DRAM ETF’ 상장과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활성화를 주목했다. 특히 ‘삼전닉스’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DRAM ETF의 빠른 성장은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자신감을 확인한 계기였다고 해석했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 임희석(인터넷·소프트웨어), 한국투자증권 최고운(운송), 현대차증권 장문수(자동차·타이어), 신한투자증권 엄민용(제약·바이오·의료기기)과 하건형(거시경제·금리), KB증권 장문준(건설·건자재)과 하인환(데일리 시황), DS투자증권 김수현(지주회사) 애널리스트 등은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정확한 시황 판단과 깊이 있는 분석으로 투자자들의 최우선 선택을 받았다.
세대교체 이끈 7인, 젊은 피 수놓은 NH의 약진
이번 조사에서는 3명의 거인이 2개 부문을 동시 석권하는 2관왕의 위업을 달성했고, 5명의 베테랑이 화려하게 왕좌를 탈환했다. 또한 7명의 새로운 신성들이 생애 최초로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2관왕에 오른 다올투자증권 최광식 애널리스트는 본업인 조선·중공업 부문은 물론 지정학적 이슈와 우주항공 모멘텀이 맞물린 방산·우주·기계 부문까지 휩쓸며 제조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통찰력을 과시했다. 산업공학 전공 및 IT 기업 경험을 바탕으로 구축한 정교한 어닝 모델링이 그의 강점이다. KB증권 이은택 애널리스트는 왕좌를 놓치지 않은 투자전략 부문 1위를 수성함과 동시에 자산배분 부문에서 최초로 1위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사이클을 길게 보는 통찰력과 시장의 당연한 내러티브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집요함이 무기다. 메리츠증권 윤여삼 애널리스트는 채권 부문 정상 자리를 지킨 것은 물론 신용분석 부문에서도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 20년간 매크로 시장을 지켜보며 높이 쌓아온 사이클 경험에 최신 트렌드를 유연하게 접목하는 시각이 그의 독보적인 강점이다. 테크 담당이 아님에도 AI 산업의 확산을 채권 시장과 연결 지어 ‘반도체가 쉬어야 채권이 산다’는 차별화된 판단을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자본시장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성들의 등장도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변화다. 총 7명의 애널리스트가 생애 첫 1위 왕좌에 이름을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윤유동(증권·보험·기타 금융), 정지윤(생활소비재·교육), 홍성욱(디지털자산) 애널리스트 등 무려 3명의 최초 1위를 배출하며 리서치 저변을 넓혔다.
윤유동 애널리스트는 바쁜 리서치 업무 중에도 시간을 쪼개 KAIST MBA를 졸업했을 만큼 학구열과 전문성이 뛰어난 분석가다. 상반기 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관심이 낮았을 당시 가장 먼저 스페이스X 관련 모멘텀을 포착해 보고서를 발간했다. 소비재 섹터의 새로운 스타 정지윤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와 소비자 시각을 결합한 분석으로 매니저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다. 특히 주가와 실적의 변곡점을 가장 먼저 포착하기 위해 일별·월별 수출 및 소매 데이터를 직접 구축하는 ‘꾸준함’이 성과의 원동력이다. 홍성욱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사에서 신설된 디지털자산 부문의 초대 왕좌에 올랐다. 기존 원자재·디지털자산 섹터에서 디지털자산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짐에 따라 하나의 독립된 섹터로 분리된 후 거둔 첫 결실이다.
신한투자증권 김성환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축인 미국·선진국 투자전략 부문에서 생애 첫 왕좌에 등극했다. 공학·퀀트 기반의 데이터 분석력에 깊이 있는 역사적 통찰을 결합해 독보적인 엣지를 구축했다. 그에게 첫 1위의 영예를 안긴 일등 공신은 인뎁스 리포트 ‘버블 템플릿: #2. 강세장 후반전 진입과 투자전략 재구성’이다. 과거 버블 궤적을 정밀하게 대입해 현재의 위치를 추론하고 고점 신호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생각의 틀을 제공해 갈팡질팡하던 투자자들의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다.
과거 명성을 떨쳤던 베테랑들의 화려한 복귀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총 5명의 베테랑 및 팀이 절치부심 끝에 1위를 탈환했다. 하나증권은 이기훈(엔터·레저·미디어), 박성봉(철강·금속), 전규연(원자재) 애널리스트가 각각 정상을 되찾으며 탈환조에서 가장 압도적인 성과를 냈다. 메리츠증권 김정욱 애널리스트는 음식료·담배 부문에서 1위 타이틀을 다시 거머쥐었으며 이병화 부서장이 이끄는 신한투자증권 혁신성장팀이 스몰캡 부문 1위를 화려하게 탈환했다.
2026년 상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총 13개 증권사에서 배출되며 각축전을 벌였다. 각 증권사별 1위 배출 수는 하나증권이 9개로 가장 많았고 메리츠증권이 7개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이어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4개,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3개, 다올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2개를 기록했다. DS투자증권, 삼성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현대차증권은 각각 1개씩의 부문에서 1위를 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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