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질문·토론하며 답 찾는 교실…"발표가 즐거워졌다"
선도학교 선정 이후 질문·토론·발표 수업 일상화
“질문 찾다 보니 탐구활동 몰입”…자신감도 ‘쑥’
[광주(경기)=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소음을 차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애초부터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자 발 덮개를 만들었습니다.”
13일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광수중학교 오전 과학시간. 학생들은 자리를 옮겨가면서 조별로 고안한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이날 과학 수업의 주제는 ‘질문으로 배우는 공공 시설물’로 학생들이 각자 공공 시설물의 디자이너가 돼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날은 전체 5개 학급에서 1위를 한 팀들이 모여 왕중왕전을 열었다.
2학년 3반 김리한·김민서·임주영·강혜리·양예준 학생은 ‘실리콘 의자 발 덮개’를 발표했다. 투명 실리콘과 패드를 활용해 의자에 덮개를 씌워 소음을 방지한다는 아이디어다. 발표를 맡은 김리한 학생은 “독서실이나 카페에서 공부를 방해하는 소음을 애초에 발생하지 않게 만들 수는 없을까란 의문으로 시작해 의자 발 덮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심사위원은 맡은 한 학생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시설물이 되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시각장애인은 소음으로 주변 시설물을 파악하는데 이를 차단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의미에서다. 3반 학생들은 이에 대해 “해당 학생이 도서관이나 카페에 들어갈 때 안내해줄 수 있는 방법으로 보완점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광수중은 2023년 말 교육부의 ‘질문하는 학교’로 뽑혀 2024년 신학기부터 이같은 형식의 수업을 하고 있다. 질문하는 학교는 교육부가 질문·토론이 일상화되는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해 2024년부터 운영한 선도학교(우수 교육모델을 확산하기 위해 운영하는 학교)로 현재 전국에 308개 학교가 운영 중이다.
광수중은 질문하는 학교로 선정된 이후 3년째 질문·토론·발표 중심의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과 관련된 질문을 생각해 내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면서 자연스럽게 학습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한 학기 종반에는 이날처럼 프로젝트형 수업을 진행한다. 교사가 주제를 제시하면 그에 대한 아이디어·해법을 찾아내 이를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식이다.

같은 학년 홍다연 학생은 “발표 전에는 대부분 대본을 작성한다”며 “대본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식이 머릿속에서 정리돼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발표 수업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때로는 교사들도 학생들의 질문에 자극을 받는다. 김요섭 미래교육과정부장(과학교사)은 “수업 시간을 통해 물속에 이온이 있어야 전기가 통할 수 있다고 배운 학생이 ‘공기 중 이온이 많으면 와이파이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는 신선한 질문을 했다”며 “질문하는 학교 선정 이후 학생들의 질문하는 역량이 향상된 것을 체감한다”고 했다.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로 ‘질문하는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지식 창고인 AI에서 적합한 답을 도출하려면 무엇보다 적절한 질문을 생각해 내야 해서다. 다만 질문을 잘 찾아내려면 배경지식과 사고력 등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이정환 광수중 교장은 “수업 시간마다 질문·토론·발표를 일상화 하면서 학생들과 교사 사이의 상호작용이 늘고 학생 스스로 탐구활동에 몰입하는 문화가 형성됐다”며 “국어·수학·영어를 제외한 교과목에선 서술·수행평가만 시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AI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질문하는 학교 사업 외에도 AI 관련 수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금도 초·중학생들은 ‘실과’ 또는 ‘정보’ 교과를 통해 AI를 학습 중이다. 교육부는 해당 교과 내에서 AI 관련 수업을 확대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AI 특화 교육과정을 개설한 AI 중점학교를 총 1141개교 선정, 올해부터 운영에 돌입했다.
특히 교육부는 초중고교에서 AI를 가르칠 교사들을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교사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약 3000명의 교사를 시작으로 2029년까지 총 1만명의 누적 인원이 해당 연수를 이수하게 할 계획이다. 해당 연수는 교사들의 전문성 강화가 목적이며 정보·수학교사는 물론 모든 초등교사가 참여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들이 AI의 기초부터 심화·전문과정에 이르기까지 수준별로 선택해 이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신하영 (shy11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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