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에 발목 잡힌 뉴욕증시, 하락 마감… SK하이닉스 ADR 9% 급락
7월 금리 인상론 부상
반도체주 차익 실현 매물 출회
13일(현지시각)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하며 국제 유가가 급등한 여파로 풀이된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자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8.37포인트(0.26%) 떨어진 5만2498.64에 거래를 마감했다.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79% 하락한 7515.34를 기록했다.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 역시 1.55% 급락하며 2만5873.18로 장을 마쳤다.
미국과 이란은 이날도 공습을 주고받았다. 두 나라는 글로벌 핵심 해상 물류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 수출 물량 대부분이 지나는 핵심 길목이다. 이곳이 막히면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은 즉각적인 타격을 받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선박 통행을 막는 해상 봉쇄 조치를 복원한다”고 발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수호자 역할을 할 것이며, 안전을 제공하는 대가로 이 해협을 지나는 모든 화물에 20%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치솟았다.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9.4% 급등하며 배럴당 78달러를 돌파했다.글로벌 원유 가격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선물 역시 9.6% 오르며 배럴당 83달러를 넘었다.
유가 급등은 곧바로 물가 상승 우려로 이어졌다.시장은 물가를 잡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경계하기 시작했다.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물가 상승 압력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7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41% 위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안 링겐 BMO 캐피탈 마켓 전략가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글로벌 시장 가격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며, 사태가 진정하기 전에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폴 크리스토퍼 웰스파고 투자연구소 전략가 역시 유가와 물가, 금리가 모두 오르며 주식 시장 변동성을 유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벤 풀턴 웹스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는 중동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시장이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주식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ADR)는 9% 급락했다. 이날 한국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가 15% 넘게 폭락한 흐름이 미국 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최근 관련주들이 단기 급등하자,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낸 결과로 해석된다. 샌디스크 역시 5.5% 하락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월가 투자 전문가들은 AI 산업 자체에 대한 비관론을 경계했다. 풀턴 최고경영자는 “최근 자금 이동이 다소 성급한 측면이 있다”며 “AI 관련 투자는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누 바르게스 카슨 그룹 전략가도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하면 AI 열풍이 다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비오 바시 JP모건 분석가는 최근 반도체 주식 약세를 투자 자금이 지나치게 몰린 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하며 “AI 산업 성장 주기는 근본적으로 훼손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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