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추에이터 전성시대]① 황금알 낳는 로봇부품시장…현대모비스ㆍHL만도ㆍ삼현이 뛴다

강주현 2026. 7. 1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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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별 청사진 구체화

업체별 청사진 구체화

현대모비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핵심부품 공급…매출 1.2조 추산

HL만도, 2035년 10% 점유 목표
올 실증평가…북미 양산 본격화

삼현, 글로벌 21개사와 개발 논의
자사 브랜드 ‘액슬론’ 12종 소개

[대한경제=강주현 기자]자동차 부품을 만들던 삼현이 내년 4월까지 400억원을 들여 창원공장 부지에 로봇 관절용 액추에이터 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난해 삼현의 매출은 950억원. 한 해 벌어들인 돈의 40% 넘는 금액을 로봇에 쏟아붓는 셈이다. HL만도는 2027년 사양을 확정하고 북미에서 액추에이터 양산에 들어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현대모비스 등 대형사부터 삼현 같은 중견ㆍ중소 자동차 부품사까지 경쟁적으로 로봇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액추에이터로,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구동장치다. 로봇 원가의 절반 안팎을 차지하는 데다 자동차 조향 부품과 기술 유사도가 60~70%에 달해서다.

현대모비스가 가장 적극적이다. 액추에이터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액추에이터를 비롯한 핵심 부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수요를 최소 2만5000대로 보고, 현대모비스가 공급할 액추에이터를 80만개 수준으로 추산한다. 매출로 환산하면 1조2000억원 규모다. 하반기 중 1차 협력사를 포함한 공급 파트너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액추에이터 이후 센서, 제어기, 핸드그리퍼(로봇 손)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HL만도는 지난해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2035년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 점유율 10%, 매출 2조3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자동차에서 쌓은 역량을 그대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까지 마스터 모델 3종과 9종 라인업의 사양 개발을 마쳤다. 올해는 고객사 실증평가를 진행하고, 2027~2028년 사양을 확정한 뒤 북미에서 양산에 들어간다. 2029년부터는 한국에서도 대량생산 체제로 넘어갈 계획이다.

단순 생산을 넘어 글로벌 표준 제정에도 힘쓴다. 아직 휴머노이드 안전 규격이 없는 상황에서, 자동차 기능안전 경험을 앞세워 규칙 자체를 만들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부족한 요소기술은 인수합병(M&A)이나 합작법인(JV)으로 메운다는 전략이다.

삼현은 고객사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데이’에서 박기원 삼현 대표는 “글로벌 21개 기업과 개발ㆍ양산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해외 빅테크 2곳에서는 지난달 15일 기준 양산 프로토타입 수주를 따냈다고 부연했다.

이날 삼현은 액추에이터 브랜드 ‘액슬론(AXLON)’ 12종도 소개했다.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를 하나로 묶은 통합형인데, 개별 부품도 따로 판다. 모터 28종, 제어기 3종을 별도 라인업으로 갖췄다.

삼현도 지난 30년간 자동차 부품을 제조해온 이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미 2000만대의 현대차ㆍ기아 차량에도 모터 등 삼현이 만든 부품이 탑재됐다. 박 대표는 “신생 업체 액추에이터는 장시간 테스트에서 품질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고객사의 입장”이라며 “기대감과 비전만으로 움직이는 로봇 기업과 달리 삼현은 실제 양산 가능한 인프라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국내 부품사들의 로봇 청사진이 성공하려면 중국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올해에만 휴머노이드 1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중국은 최대 수요처이자 경쟁자다.

삼현은 오는 8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월드로봇콘퍼런스(WRC)에 참가해 중국 기업들과 제품을 견줘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자동차처럼 로봇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품사들의 잇단 로봇 시장 진출에 전기차 시장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020년대 초 배터리ㆍ모터ㆍ인버터 시장을 선점하겠다며 글로벌 부품사가 몰려들었는데, 수익성 하락이란 결과와 마주했다. 다만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전환은 기존 시장이 저무는 데 대한 필수 대응이라 모두가 뛰어들었지만, 로봇 부품은 완전한 신사업이라 글로벌 티어1의 진입이 오히려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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