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늘부터 부동산 토론회, 민심 정확히 읽는 자리 되길
정부가 오늘부터 네 차례에 걸쳐 부동산 정책 공개 토론회를 연다. 오늘 국토교통부, 내일 금융위원회, 모레 재정경제부가 각각 주최하는 부처별 토론회가 열리고, 오는 23일에는 이재명대통령 주재의 대토론회가 열린다. 부동산 정책의 세 축인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를 먼저 각각 다룬 다음 그 내용을 종합 교직해 정책 마스터플랜을 만든다는 취지다. 부동산 정책을 국민적 공개 토론회 방식으로 수립하려는 시도 자체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토론회에 대해 “정부가 정책을 이미 정해 놓고 여론 수렴이라는 겉치레 요식 절차를 거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실 이재명 대통령이 “살지도 않는 집을 오래 갖고 있다고 세금을 깎아주는 건 이상하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개편을 시사하는 등 몇 가지 쟁점에 대해 정책 방향을 밝힌 바 있어서다. 정부가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인상하기에 앞서 반발 여론을 누그러트리기 위해 토론회를 여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 토론 과정에서 이런 의심을 불식하지 못한다면 토론회를 백 번 열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정부가 부동산에 대한 정답을 다 알고 있다고 여기지 않겠다”며 “토론회는 국민·전문가가 함께 해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 말이 허언이 되지 않으려면 정부가 어떤 복안을 갖고 있더라도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이 합리적이고 의미가 있다면 그 의견을 반영해 정책 내용을 수정하는 등 유연하고 열린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가 토론회에서 각계각층의 의견 청취에 그치지 않고, 그때그때 적절한 피드백을 주어 논의를 더 진전시키는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토론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사안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다. 주택 공급의 만성적 부족 상태를 놔두고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부동산 관련 세제와 금융은 민생과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토론 진행과 결론 도출에 무리가 없어야 한다. 그래야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와 국민적 합의에 이를 수 있다. 이번 토론회가 잘 운영돼 주거난을 해소하고 부동산 공화국이라는 망국병을 치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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