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번 돈 다 토해내게 생겼다”블랙먼데이 정리

임정환 기자 2026. 7. 1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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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13일 또다시 패닉에 빠졌다. 코스피는 9% 가까이 폭락하며 6800선까지 밀렸고 장중에는 올해 일곱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검은 월요일’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올해 주식 투자로 번 돈을 최근 한 달 새 모두 반납하게 생겼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95% 내린 6806.9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85% 내린 7412.03으로 출발, 장 초반 등락을 반복했지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낮 12시25분에는 6951.02까지 밀리며 7000선을 내줬고 오후 들어 낙폭은 8%대로 확대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0시34분14초 코스피200선물지수 급락으로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했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3% 내린 1142.16이었다.

오후에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거래소는 오후 1시28분32초 유가증권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하고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했다. 발동 당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08% 내린 6871.20이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다.

코스피시장 서킷브레이커는 제도 도입 이후 총 13회 발동됐는데, 이 가운데 7회가 올해 집중됐다. 코스피 사이드카도 올해 들어 35회 발동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6회를 이미 웃돌았다. 이달에만 6번째 사이드카다.

수급도 나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3조8810억 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7064억 원, 2조1965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무엇보다 반도체 투톱이 폭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0.70% 내린 25만4500원에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5.37% 급락한 184만5000원으로 마무리됐다. SK스퀘어는 17.60%, 삼성전기는 18.62% 폭락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0.77%, KB금융은 0.98%, 삼성바이오로직스는 0.36% 올랐다. 현대차는 2.95%, 삼성생명은 4.26% 하락했다.

이날 급락은 반도체주 수급 불안의 결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국내 본주 차익실현 압력이 커지며 반도체 대형주 매물이 확대됐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이 물린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해 상승과 하락이 반복될수록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음의 복리’라고도 한다. 개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수조원어치 사들였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0%와 15% 급락하면서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14종이 일제히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다.

빚을 내 투자한 개인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4322억 원에 달했다. 정해진 기한 안에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9일 반대매매 규모는 1422억 원으로, 지난달 9일 1698억 원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많았다. 주가가 추가로 밀릴 경우 반대매매가 다시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와 반도체 업황에 쏠리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관련 상품을 두고 “F4 회의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증시 변동성이 잦아들려면 반도체 업황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돼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달 말 발표되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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