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삼국동맹 맺은 한·미·일…K-원전기업들 웃었다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6. 7. 1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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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인태 SMR 지원 협력
주기기 특화 두산에너빌리티
생산능력 70% 확대로 대응
SK·HD현대 설계역량 확보
건설업체도 시장선점 경쟁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의 테라파워 첨단 SMR 건설 현장
한국과 미국,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을 함께 지원하기로 협의하면서 국내 원전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과감한 선제 투자로 대형 원전은 물론 SMR 분야에서도 ‘글로벌 린치핀’으로 부상하는 두산에너빌리티를 필두로 SK와 HD현대 등이 본격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부문 수주잔액이 올해 13조7000억원을 시작으로 2030년 27조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주요 프로젝트 규모로는 대형 원전 3조5000억원, SMR 1조1000억원, 원자력 유지·보수 서비스 등에 3000억원을 설정하고 SMR 분야에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이러한 전망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시장 성장에 따른 SMR 수요 확대가 꼽힌다.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99.999% 가동률을 뜻하는 ‘파이브 나인’ 수준의 고품질 전력을 요구하는 가운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무탄소 발전원’은 SMR이 유일하다는 분석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2050년까지 새로 추가되는 원전 설비 용량 중 SMR 비중이 24%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경남 창원 공장 내부에 SMR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요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8068억원 투자를 결정한 이 설비는 관계사들의 사업 진척 속도에 따라 가동 시점을 조정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현재 SMR 생산능력은 연간 12기 수준이지만 전용 공장이 완공되면 20기 이상으로 67%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전력회사 TVA와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한 뉴스케일파워와는 사업 진행 상황에 맞춰 SMR 제작 계약 추진을 논의하고 있고, 엑스에너지와는 16개 모듈에 대한 핵심 소재 예약 계약을 완료하고 장주기 품목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또 테라파워와는 주기기인 증기 발생기(GS)와 원자로 지지구조물(RSS) 제작 계약을 성사시켰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지난 5월 영국 롤스로이스 SMR 프로젝트의 핵심 기자재 파트너로 선정된 데 이어 현재 주기기 4종에 대한 제작성을 검토하고 있는 등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지분 투자 방식으로 SMR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SK(주)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공동으로 테라파워에 2억5000만달러(약 3700억원)를 투자해 ‘2대주주’로 등극했다. 테라파워는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소듐냉각고속로(SFR) 기반 SMR인 ‘케머러 1호기’를 건설하고 있는데 SK는 향후 SMR 상용화 과정에서 사업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의 SFR 기술을 활용해 2035년 상업화를 목표로 국내 첫 4세대 SMR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4월 베트남 응에안성 정부,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와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SMR과 액화천연가스(LNG),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통합 에너지 솔루션의 해외 확장을 모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HD현대는 테라파워와 협력을 확대하며 SMR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HD한국조선해양이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케머러 1호기용 원자로 용기 제작을 수주하며 영역을 넓힌 것이다. 지난 5월에는 HD현대중공업이 테라파워와 나트륨 원자로 공급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며 핵심 설비 제작·공급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다.

HD현대 관계자는 “전력 생산을 위한 해상 기반 발전소인 부유식 원자력발전선과 SMR 기술을 적용한 원자력 추진 컨테이너선도 개발하고 있다”며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미국선급(ABS)의 기본인증(AIP)을 획득하는 등 해상 원자력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형 원전 설계·조달·시공(EPC)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준 국내 건설사들도 SMR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원자력 기업 홀텍인터내셔널과 300㎿급 SMR인 ‘SMR-300’을 공동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미국 원전 기업 GE버노바히타치뉴클리어에너지(GVH)와 협력해 유럽·동남아시아·중동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원천 기술과 일본의 정밀 부품, 한국의 시공·기자재 역량이 결합한다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다만 각국의 다른 규제와 인증 제도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규제 당국 간 설계 인증 상호 참조를 통해 중복 심사를 줄이는 등 ‘패스트트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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