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뒤 반전 오나…"1만1450 간다" 파격 전망 나온 이유 [분석+]
하나증권 "코스피 기술적 바닥권…반도체 고점론 이르다"
진짜 위험 시기는 내년 하반기 이후로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면 강세장이 끝난다는 전망으로 국내 증시 급락을 맞힌 증권사가 이번에는 코스피지수가 1만1450까지 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반도체,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과 관련해선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 이후 빅테크 투자 둔화가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이 같은 전망을 밝혔다. 이 실장은 "현재 코스피는 기술적으로 완전히 바닥권(저점) 수준에 도달했다"며 단기 반등 목표치로 9240을, 장기 전망치는 1만1450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첫 번째 근거는 과거 하락 패턴에서 뽑아낸 '최대 하락률 법칙'이다. 2023년 이후 코스피가 직전 고점 대비 바닥까지 밀렸을 때 나온 최대 하락률은 -20%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번 고점인 9114에 이 비율을 대입하면 7290이 산출되는데, 현재 지수가 이 선에 이미 닿은 만큼 기술적 반등이 유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23년 이후 이 하락률 기록이 한 번도 깨진 적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번째는 '20일 이동평균 이격도'다. 지난해 이후 코스피의 이격도 평균치인 103.3%를 단기 반등 지수대 산정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격도는 주가와 이동평균선 간 거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과도하게 벌어진 괴리율이 평균 수준으로 좁혀지는 과정에서 9240선까지는 비교적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이 실장은 내다봤다.
마지막 근거는 실적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결합한 계산이다. 내년 코스피 상장사 전체 순이익 추정치 946조원에 2010년 이후 코스피의 역사적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9.96배를 곱하면 적정 주가 상단이 1만1450으로 나온다는 주장이다. 이 실장은 지금의 하락은 기업 펀더멘털 훼손이 아니라 심리적 과매도 국면일 뿐이어서 장기적으로 1만선을 돌파할 에너지가 쌓여 있다고 봤다.
이 실장은 시장 일각에서 나오는 여러 우려에 대한 반박도 이어갔다. 그는 "(반도체 고점론은)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독주 구도가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2026년 코스피 전체 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235%, 2027년은 30% 수준인 데 비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570%·33%)와 SK하이닉스(410%·38%)의 이익 증가세는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돈다는 분석이다. 이익 격차가 좁혀져야 순환매가 시작되는데,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미국 빅테크의 AI 설비투자(CAPEX) 둔화 우려에도 그는 데이터가 다른 얘기를 한다고 맞섰다. 빅테크 기업의 전년 대비 투자 증가율이 올해 1분기 81%에서 3분기 90%까지 오히려 오르며 정점을 향해 갈 것이라는 계산이다.
진짜 위험 국면은 내년 하반기 이후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실장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을 밑돌기 시작하는 내년 3분기부터는 빅테크의 투자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논란이 본격화되며 자금 회수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빅테크의 잉여현금흐름(FCF)이 내년 1분기 잠시 플러스로 돌아서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겠지만 현시점에서 이를 주가에 선반영해 공포에 질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앞서 지난 5월 18일 내놓은 '코스피, 이제 1만P 시대로' 보고서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당시 보고서에서 "2026~2027년 순이익 추정치가 삼성전자보다 작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경우 강세장이 정점에 도달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삼성전자를 넘어선 지난달 22일. 코스피는 이날 9114.55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그리고 정점을 기록한 후 불과 보름 만인 79일 7291.91까지 20% 급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당시 보고서에서 이 실장은 기업 이익과 버블 붕괴의 시사점을 찾으려면 2000년 사례를 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2000년 3월 27~28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내 시스코시스템즈가 마이크로소프트와 GE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며 "2000년 시스코시스템즈의 순이익은 27억달러로 당시 GE의 순이익 대비 20%, 마이크로소프트 대비 28%에 불과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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