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셔터 내린 홈플러스"…기습 휴업에 고객·입점업체 ‘당혹’
전국 대형마트 67곳 ‘임시 휴업’
임대매장만 영업…고객 발길 돌려
직원 "본사 지침 못 받아" 대혼란
사실상 파산 수순…영업재개 불투명

"사전 공지도 없었는데 기습적인 휴업에 당황스럽기만 하네요."
13일 오전 11시께 찾은 전남광주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 매장 안팎은 갑작스러운 임시 휴업 소식에 놀란 고객들과 입점 상인들의 한숨으로 가득했다.
기업회생절차 폐지로 파산 가능성이 커진 홈플러스가 이날부터 전국 67개 대형마트에 대한 임시휴업을 결정하면서다.

출입문에는 '금일 홈플러스 마트는 임시 휴업합니다. 임대매장은 정상 영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계산대 뒤편에는 회색 셔터가 끝까지 내려가 있었고, 마트 내부에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상품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일부 진열대는 이미 비어 있었지만 생활용품과 의류, 잡화 등이 곳곳에 남아 있었고, 한때 손님들로 붐볐던 계산대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현장에서는 무엇보다 갑작스러운 휴업 결정에 대한 혼란이 컸다.
한 입점업체 관계자는 "주말이 지나자마자 전 매장 임시 휴업을 노동조합과 직원들에게 공지 없이 기습 통보했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고서야 마트가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사전에 별다른 안내도 받지 못했고 손님들에게 우리가 직접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매장을 찾았다가 안내문을 확인한 뒤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이어졌다. 고객 최모(41)씨는 "평소 자주 오던 마트라 문이 닫혀 있는 모습을 보니 허탈했다"며 "뉴스로만 접할 때는 남의 일처럼 느껴졌는데, 셔터가 내려간 모습을 직접 보니 정말 끝이 다가온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홈플러스 노조 측도 기습 휴점과 폐점 통보를 일삼은 사측을 규탄했다.
양정화 마트노조 광주전라본부 사무국장은 "광주 뿐만이 아니라 전국 매장이 비슷한 상황이었다. 노조가 진상 파악을 위해 사측에 전화를 건 뒤에야 휴업 관련 공문이 전달됐다"며 "홈플러스 사태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와 협력업체, 지역경제가 함께 걸린 문제인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메리츠금융과 MBK도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20일까지 홈플러스가 2천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제시하면 회생절차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영업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전남광주에서는 이미 목포점과 순천풍덕점이 폐점을 결정했고, 동광주점과 광주하남점, 순천점, 광양점 4곳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