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 손질 공식화…‘시간대별 요금’ 확대 시사
“취약계층은 바우처로 보완…히트펌프 지원 확대도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를 손질하고 시간대별 탄력요금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기요금 개편 과정에서는 저소득층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바우처 지원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고,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히트펌프 보급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산업·가정용 전기요금 체계와 전력 수급 효율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이 “한여름과 한겨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간 전력이 남아도는 구조”라고 지적하자 “매우 중요한 지적”이라며 “전기요금 체계를 바꿔 전력이 남는 시간에는 싸게, 수요가 집중되는 피크 시간에는 비싸게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에는 시간대별 요금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가정용은 누진제 중심의 기존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용 전기요금은 ㎾h당 180원 수준인 반면 가정용은 150~160원 수준”이라며 “국제 경쟁을 하는 철강과 석유화학 등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기요금을 부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물가 부담이나 국민의 소득 문제가 없다면 사실 가정용 전기요금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전면적으로 조정할 경우 저소득층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바우처 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간 바우처 예산이 약 8천억원 수준이라는 보고를 받은 뒤에는 “너무 적다. 나중에 한 번 정책 토론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지원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히트펌프 보급 확대도 함께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전력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며 “에너지 사용을 합리화하는 것은 국가적 과제인 만큼 최대한 많이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산 부담이 있더라도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전기요금 인상 논의를 넘어 전력 소비 구조를 수요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정책 신호로 해석된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서 낮 시간에는 전력이 남고 저녁 시간에는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되는 만큼, 가격 체계를 통해 전력 소비를 분산시키겠다는 취지다. 산업 경쟁력과 전력망 운영 효율을 함께 고려하면서 에너지 전환 정책과도 연계하려는 방향성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김 장관은 가정용 시간대별 전기요금제를 제주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히트펌프는 올해 제주와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을 중심으로 보급을 시작했으며, 내년부터는 일반 주택과 아파트까지 지원 대상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훈 기자 lllk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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