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영업 안 합니다”…문 닫은 홈플러스 강서점 가보니 [오승혁의 현장]
오승혁 2026. 7. 13. 16:59
13일 운영자금 고갈로 임시휴업 돌입
2·3층 마트 구역 통제…할인 기대 고객들 발길 돌려
임대매장 영업 지속 속 철수 준비

[더팩트|서울 강서=오승혁 기자]"오늘 홈플러스 마트는 영업하지 않습니다."
13일 영업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가 조금 지난 시각, ‘오승혁의 현장’이 찾은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홈플러스 본사가 함께 있는 이 건물 안에는 마트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1층에 입점한 임대매장들을 지나 2층 마트로 향하는 무빙워크를 오르던 이들은 방송을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생필품 반값 할인 등의 소식이 지난 주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면서 구매 계획을 세우고 온 이들도 보였다.
이들은 카트 등으로 막힌 마트 출입 게이트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한 고객은 입구에 선 직원에게 "오늘 마트 안 해요?"라고 물었다. 또 다른 고객은 "할인한다고 해서 왔는데"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문 앞을 지키던 직원은 "오늘은 안 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홈플러스는 이날 운영자금 고갈 등을 이유로 대형마트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품 공급 불안정으로 매대 곳곳이 비어 있던 홈플러스는 최근 전 품목 할인 행사에 나서며 사실상 재고 정리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뒤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현장 혼란은 커지고 있다.
이날 강서점 2층과 3층 마트 구역은 카트와 안내물 등으로 막혀 있었다. 계산대와 의류, 가전제품, 유아동 장난감 등의 코너로 향하던 동선도 차단됐다.

다만 건물 전체가 멈춘 것은 아니었다. 마트 구역을 제외한 임대매장은 영업을 이어갔다. 하지만 대다수 임대매장이 홈플러스를 찾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이어온 만큼, 여러 매장이 높은 할인율을 내걸고 세일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실제로 안경 매장과 이불 매장에는 할인 상품을 살펴보는 고객들이 적지 않았다. 의류와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일부 매장들도 남은 물건을 정리하듯 할인 안내문을 내걸고 손님을 맞았다.
임대매장 곳곳에서는 ‘정리’ 분위기도 감지됐다. 일부 매장은 철수 준비에 들어간 듯 상품을 한쪽에 모아뒀고, 할인율을 크게 적은 안내문을 내걸었다. 한 옷가게 관계자는 "가을께 철수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전까지는 영업한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에서 영업 중인 식당과 병원은 마트 휴업 이후의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분위기였다. 이날 식사한 한 식당 주인은 "홈플러스와 관련 없이 우리는 이 건물에서 계속 영업한다"며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병원 관계자는 "혹시 홈플러스가 이전해도 이곳에서 계속 병원을 하느냐"는 질문에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다.
고객 혼란도 이어졌다. 한 고객은 "인터넷에서 할인한다고 봐서 왔는데 마트가 안 한다고 해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은 "문을 닫는 건지, 잠깐 쉬는 건지 헷갈린다"고 했다.
홈플러스 사태의 핵심은 긴급운영자금 확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파산 절차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최소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가능성을 법원에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조달 계획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파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추가로 자금을 투입하기 어렵다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 원을 지원하면 이 중 1000억 원에 대한 연대보증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강서점 밖에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팻말도 보였다. 노란 조끼를 입은 홈플러스 마트 노조원 10여 명은 ‘홈플러스를 망가뜨린 MBK를 처벌하라’, ‘이재명 대통령님 약속을 지켜주세요’ 등의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갑자기 비가 내리자 건물 입구 아래로 자리를 옮겼다. 건물 안에는 이들을 지켜보는 홈플러스 조끼를 입은 직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홈플러스 강서점은 본사와 함께 있는 상징적인 매장이다. 그런 강서점마저 마트 영업을 멈춘 이날, 고객들은 닫힌 입구 앞에서 발길을 돌렸고 임대매장 상인들은 남은 영업을 이어갔다. ‘오늘은 안 한다’는 직원의 짧은 답변 뒤로, 홈플러스의 앞날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짙어지고 있다.
sho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팩트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서울시는 문제 없다지만…'또 성수대교' 불안한 시민들 - 사회 | 기사 - 더팩트
- [오늘의 날씨] 전국 찜통더위 지속…내륙 일부 지역 소나기 - 생활/문화 | 기사 - 더팩트
- [음반 판매량의 이면①] 음반 판매량으로 힘든 건 중소 기획사뿐? - 연예 | 기사 - 더팩트
- '완전 폐지' 밀더니…민주당 보완수사권 '엇박자' - 정치 | 기사 - 더팩트
- 친청계의 믿는 구석?…교통정리 안 되는 전대 '안갯속' - 정치 | 기사 - 더팩트
-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윤석열 1심 선고…김건희는 무죄 - 사회 | 기사 - 더팩트
- ‘왕조건설’ 꿈꾸는 LG…더 강해져야 한다 [김대호의 야구생각] - 야구 | 기사 - 더팩트
- [강일홍의 클로즈업] 스타는 많고 명곡은 없다…히트곡 사라진 '트로트 시장' - 연예 | 기사 - 더
- 1500원 아래 하루천하…환율, 다시 오르나 꺾이나 - 경제 | 기사 - 더팩트
- 中 전기차 공세에 밀린 프리미엄 수입차…5위 경쟁도 안갯속 - 경제 | 기사 - 더팩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