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속도’ 중국은 ‘표준 선점’···미·중 다른 AI 전략 속 열리는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

박은하 기자 2026. 7. 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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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0일 2026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
6~7일 제1회 유엔 AI 거버넌스 이어 열려
중 AI 기술 전시 넘어 거버넌스 선점 장으로
대회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지난 6~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제1회 유엔 인공지능(AI) 거버넌스 글로벌 대화가 열렸다. 193개 유엔 회원국 정부와 민간 기업이 참여해 AI 규제 방안을 논의했으나 주요 AI 강국들의 접근 방식 차이가 두드러졌다. 이제 이목은 17~20일 열리는 2026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 쏠린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AI 표준 제정과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의 기회로 여겨진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WAIC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AI 발전과 거버넌스에 관한 중국의 입장과 구상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2018년에 시작한 WAIC는 중국 외교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와 상하이시 인민정부 등이 공동으로 주관한다. 전시관 규모는 10만㎡를 넘으며, 1100개 넘는 기업이 참여해 중국의 AI 개발 성과를 선보인다. AI 거버넌스를 논의하는 포럼도 준비돼 있다. 딥러닝 연구로 튜링상을 수상했으며 AI의 위험성을 경고해 온 요슈아 벤지오가 유엔의 AI 거버넌스 틀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신문은 7일 기준 노벨상과 튜링상 수상자 9명이 올해 WAIC에 참여한다고 전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세계 AI 기술을 선도하는 미국과 중국이 AI 규제 문제에 대해 극명하게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며 WAIC가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AI 거버넌스 대화 직후에 열린다는 점을 주목했다.

미국 정부의 AI 거버넌스는 중국의 추격을 방지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0일로 제시됐던 AI 모델 사전 검증 기간을 30일로 단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긴 검토 기간이 미국 AI 기업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실리콘밸리 측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울러 국가 안보를 이유로 외국인의 앤트로픽 최첨단 AI 모델인 미토스 사용을 규제했다가 자국 기업의 AI 영향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규제를 완화했다.

중국은 자국 AI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기업은 AI 모델을 출시하기 전에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에 모델을 등록하고 공개하기 전에 보안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은 통상 1~3개월이 걸린다. 아울러 최근에는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산 모델인 클로드의 ‘백도어’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인포테크 리서치 그룹의 자문 연구원 밸런스 하우든은 “미국은 속도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문제가 발생한 후에 법원과 입법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고, 중국은 (허위정보 등의) 위험이 현실화하기 전에 관리하려고 한다”고 닛케이아시아에 전했다.

대신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것은 표준 선점이다. AI 개발과 사용을 규제하는 유엔 주도의 국제협약은 만들어지기 어려우며, 만들어져도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실질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것은 국제전기통신협회(ITU) 등이 채택한 표준이다. 리러청 중국 공업정보화부장은 유엔 AI 거버넌스 글로벌 대화에서도 “‘선한 목적을 위한 AI’라는 개념을 표준 개발의 전 과정에 통합해야 한다”고 연설했다. 미국은 영향력 있는 장관을 대표단으로 파견하지 않았다.

미·중의 차이는 비영리 단체 등도 주목하고 있다. 기술 분야에서의 민주적 견제를 추구하는 미국 비영리 단체인 테크폴리시 프레스는 “미국은 시장 주도형 AI 개발을 선호하고 EU는 규제를 강조하는 반면, 중국은 국가 투자와 국제 표준화 기구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표준 제정이야말로 가장 강한 영향을 발휘하는 분야가 될 수 있으며 시민사회를 배제하고 전문가들끼리 정하는 영역”이라고 짚었다.

유엔 AI 거버넌스 글로벌 대화에서는 개발도상국들의 성토도 쏟아졌다.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부터 해결하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서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국가도 중국이다. 저렴하면서 국가 통제 안에서 작동하는 AI 모델을 우방국에 지원하며 목소리를 낸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은 2024년부터 유엔 주도의 노력 등 국제 AI 거버넌스 논의에 적극 참여하는 반면 미국은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했다.

중국의 WAIC 개최는 기술 전시를 넘어 자국 주도의 글로벌 거버넌스 확립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쑨샤오보 중국 외교부 AI사무조정원은 지난 7일 WAIC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번 컨퍼런스가 지난해 컨퍼런스에서 제안된 ‘AI 글로벌 거버넌스 행동 계획’의 이행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AI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촉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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