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진단]장애인 이동권 시위 25년, 무엇이 달라졌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단짝이 응급실에 실려 갔단 말을 듣고 콜택시를 불렀는데 4시간을 기다렸어요. 차로 20분 거리밖에 안 되는데..." 김씨는 곧바로 경북 장애인 콜택시 앱인 '부름콜'을 통해 택시를 호출했으나 주말 이용 시 이틀 전애 예약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배차를 거절당했다.
지자체 조례에 따라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다 보니 지역 이동도 제한된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통약자법 전부개정안에는 ▲모든 버스·택시 휠체어 탑승 설비 도입 의무화 ▲국가·광역·기초 단위별 국가 교통약자 이동지원시스템 구축 ▲장애인 콜택시 한 대당 2.5명 이상의 운전원 확보를 위한 국가 또는 지자체 자금 지원 등 전장연의 요구사항이 대부분 반영돼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대부분 엘리베이터 설치
시외·고속버스의 휠체어석은 '0석'
"교통약자법 개정" 전장연 시위 재개

경북 경산시의 뇌병변 1급 장애인 김종한씨(51)는 지난 3월15일 일요일 저녁 8시쯤 지인이 대구의 한 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인도 홀로 사는 뇌병변 장애인이라 보살펴줄 사람이 없었다. 김씨는 곧바로 경북 장애인 콜택시 앱인 '부름콜'을 통해 택시를 호출했으나 주말 이용 시 이틀 전애 예약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배차를 거절당했다. 여러 차례 콜택시 업체에 연락해 사정을 설명했지만, 배차는 자정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김씨가 택시에 올라탄 시간은 다음 날 밤 12시 30분. 콜택시를 처음 호출한 지 4시간30분이 지난 뒤였다. 김씨는 "급한 일이 언제 일어날 줄 알고 예약을 하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2001년 경기 시흥시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휠체어 리프트를 탄 70대 장애인이 추락해 사망하면서 시작된 장애인 이동권 시위가 올해로 25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당시 지하철 선로로 내려간 장애인들은 쇠사슬로 몸을 묶는가 하면, 버스 지붕에 기어오르는 투쟁 등을 통해 2005년 장애인 이동권을 법적으로 명시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교통약자법)'을 만들어냈다. 이때부터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전국에 저상버스가 도입됐다.
그런데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달 1일 버스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 현황을 보면, 수치는 많이 개선됐지만 장애인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5년간 장애인 이동권은 얼마나 보장됐고, 여전히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동행미디어 시대'가 살펴봤다.

━
하지만 장애인 이용자들은 "배차 시간이 1~2시간으로 길고, 심야 배차는 더 어렵다"고 호소한다. 전장연 관계자는 "지방에선 배차를 위해 최대 12시간을 기다린 사례도 있다"고 했다. 지자체 조례에 따라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다 보니 지역 이동도 제한된다. 강원 강릉시에서 원주시로 이동하려면 일주일 전 콜택시를 예약해야 한다. 이마저도 병원 치료 목적이 아니라면 1시간 이내에 일을 마치고 돌아와야만 한다.
이 때문에 전장연은 운전원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 콜택시 1대당 운전원은 1.11명이다. 운전원 1명의 근로시간이 8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차는 있는데 차를 운전할 운전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운전원을 차량 1대당 2.5명 수준으로 늘려야 콜택시를 24시간 운영하며 배차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전장연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전장연은 내년도 예산안에 운전원 인건비를 포함해 특별교통수단 운영지원비로 1217억6000만원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한다. 올해 정부 지원금(약 700억원)의 1.7배 규모다.

━
시외·고속버스는 짐칸이 있고, 고속으로 운행하는 특성상 저상버스 도입이 어렵다. 현재 운행 중인 버스에 휠체어 탑승 설비(리프트)를 설치하고 휠체어석을 만다는 게 현실적 방안이다. 하지만 운수업체들은 버스 1대당 개조 비용이 4000만원 안팎에 이르는 데다 휠체어석 1석을 만들려면 일반좌석 4~6개석을 줄여야 해 영업 손실이 크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2019년 시범사업을 통해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한 시외·고속버스 10대를 도입했으나 수익 악화와 버스 고장 등의 이유로 2023년 이 사업은 중단됐다. 국토교통부는 매년 시외·고속버스에 휠체어 리프트 설치를 지원하기 위해 수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지만, 신청하는 운수업체가 없어 예산 대부분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관련 예산은 전액 불용 처리됐다.

━
문제는 저상버스를 의무적으로 도입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노선'이다. 저상버스는 대부분 전기버스로, 전기 배터리가 지붕에 설치돼 있어 일반 버스보다 차체가 더 높다. 이 때문에 낮은 터널 등을 통과할 때 지붕이 부딪칠 위험이 있다. 또 급경사가 심한 도로에서는 저상버스 바닥이 도로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런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는 지자체에 저상버스 의무 도입 '예외'를 신청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는 25개 노선을 '예외노선'으로 인정하고 있다. 전장연은 도로를 공사하거나 대체 노선을 만드는 방식으로 예외노선을 없애 모든 시내버스를 100% 저상버스로 운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전장연은 휠체어 장애인이 역 입구에서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1역사 1동선'을 요구해왔다. 서울교통공사는 1751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말 지하철 전체 역사의 1동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남영·외대앞·광운대·구로·한남역 등 5개 역은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다. 구로·한남역은 엘리베이터 공사가 진행 중이고, 나머지 역은 검토 단계다. 다만 역사(驛舍)가 노후한 데다 건물 구조상 나머지 3개 역에선 엘리베이터 설치가 쉽지 않다고 한다.
━

그런데도 전장연이 다시 시위를 재개한 건 교통약자법 개정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통약자법 전부개정안에는 ▲모든 버스·택시 휠체어 탑승 설비 도입 의무화 ▲국가·광역·기초 단위별 국가 교통약자 이동지원시스템 구축 ▲장애인 콜택시 한 대당 2.5명 이상의 운전원 확보를 위한 국가 또는 지자체 자금 지원 등 전장연의 요구사항이 대부분 반영돼 있다. 이 법안은 22대 국회 1호 법안이지만, 아직 상임위에 계류돼 있다. 전장연은 이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출근길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동행미디어 시대'와 만나 "이동권은 다른 모든 권리의 출발점"이라며 "이동이 어려우면 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노동을 할 수도 없다. (시민들의) 출근길을 막고 싶은 게 아니다. 기본권을 위해 25년간 기다린 우리가 무엇을 외치고 어떻게 방치돼 왔는지를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최혜승 기자 hsc@sidae.com 정민진 기자 sidae@sidae.com
Copyright © 동행미디어 시대 & sida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자발찌 1호 연예인' 고영욱, 깜짝 발언…"일본 AV 배우 하고파" - 동행미디어 시대
- 옥주현, 4년 만에 김호영에 '공개 입장' 요구…"옥장판, 삶에 깊은 상처" - 동행미디어 시대
- "천하의 패륜녀, 네가 사람이냐"…과거 장윤정 모친이 보낸 편지 '충격' - 동행미디어 시대
- 홍서범·조갑경 아들 '불륜 의혹' 소송, 결국 대법원행…전 며느리 상고 - 동행미디어 시대
- "뺨 때리고 팬티 찢어놔"…'일본인 아내' 송진우, 결혼생활 폭로 - 동행미디어 시대
- "천하의 패륜녀, 네가 사람이냐"…과거 장윤정 모친이 보낸 편지 '충격' - 동행미디어 시대
- '전자발찌 1호 연예인' 고영욱, 깜짝 발언…"일본 AV 배우 하고파" - 동행미디어 시대
- 홍서범·조갑경 아들 '불륜 의혹' 소송, 결국 대법원행…전 며느리 상고 - 동행미디어 시대
- 이찬진 금감원장 "운용사, ETF 과장광고·레버리지 쏠림 경계하라" - 동행미디어 시대
- [특징주]2분기 실적 기대 이하 전망에…SK하이닉스 주가, 8% 급락 - 동행미디어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