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후 '미지의 영역' 진입했다"…역대급 해수면 온도에 '비상'
'에너지 엔진' 해수면 온도 21도 돌파
생태계 붕괴 및 재앙적 기상 예고 파장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지구 기후 시스템이 벼랑 끝 위기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유럽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92도를 기록, 2025년의 종전 최고 6월 기록(20.86도)을 넘어섰다. 해수면 온도는 관측이 시작된 1979년(20.25도) 이후 꾸준히 상승해왔다.
영국 가디언은 기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은 해수면 온도 상승세가 일시적인 기상 이변을 넘어선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카를로 부온템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국장은 "현재 상황은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기후 수준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신호"라며 "해수면 온도가 높은 수준까지 오른 데다 엘니뇨가 본격화할 가능성까지 있어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많은 해수면 온도 기록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문제는 바다에 쌓인 열에너지가 허리케인과 태풍을 폭발적으로 키우는 일종의 '에너지 엔진'으로 돌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간 바다는 지구 온난화로 발생하는 열기의 90% 이상을 흡수하며 기후 변화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해양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2020년에는 해양에 공급되는 열량이 초당 히로시마 원자폭탄 5개에 해당하는 수준이었고, 지난해에는 초당 히로시마 원자폭탄 11개에 가까운 수준에 이르렀다. 해수면의 열량이 치솟으면서 대기 중으로 더 많은 수증기가 공급되고, 이는 전례 없는 강도의 폭우와 슈퍼 태풍 등 기상 재해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결국 바다가 온난화의 완충지가 아닌, 재앙을 증폭시키는 가해자로 바뀌고 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해양 생태계의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급격한 수온 상승은 산호초의 집단 백화 현상을 촉발하고, 어종의 서식지를 파괴해 해양 먹이사슬 전반에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해양 폭염 현상이 일부 해양 생물의 대량 폐사를 초래하고 상업적으로 중요한 어류와 조개류의 분포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국 환경·어업·양식과학센터의 수석 과학자인 존 피네거는 "해수 온도가 장기간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새로운 종들이 출연하고 새로운 개체군을 형성해 바다 생태계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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