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모시기 전쟁 일단락...OTT 돈벌이 공식 바뀐다 [엔터코노미]
이해정 기자 2026. 7. 13. 13:45

OTT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와 가입자 확보에 집중했던 경쟁이 이제는 광고주 유치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구독료를 낮춘 광고형 요금제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광고가 OTT 사업자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이 같은 변화의 선두에는 넷플릭스가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7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국내 주요 광고주 600여 명을 대상으로 '비하인드 더 스트림(Behind The Streams) 2026'을 개최했다. 광고주를 대상으로 대규모 행사를 열고 광고 전략과 신규 상품을 소개한 것은 그만큼 광고 사업을 핵심 축으로 키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넷플릭스는 시청자의 주목도를 새로운 광고 성과 지표로 제시했다. 자체 조사 결과 광고형 요금제 이용자의 74%가 광고를 본 뒤 제품을 검색하거나 구매하는 등 후속 행동을 했으며, 글로벌 신규 가입자의 약 60%가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춘 넷플릭스코리아 광고 부문 디렉터는 "최근 광고 시장은 얼마나 많이 노출됐느냐보다 누가 더 깊이 주목했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최고의 콘텐츠와 적극적인 시청자를 기반으로 브랜드와 소비자를 더욱 깊게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자체 광고 플랫폼인 '넷플릭스 애즈 스위트(Netflix Ads Suite)'를 비롯해 싱글 타이틀 스폰서십(STS), 인터랙티브 비디오 광고 등 다양한 광고 상품도 확대하고 있다. 오는 2027년에는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를 27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광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광고형 요금제가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2022년 광고형 요금제를 처음 도입한 이후 티빙과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주요 플랫폼들도 잇따라 광고형 상품을 선보였다. 소비자는 더 낮은 가격에 콘텐츠를 즐기고, OTT는 광고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표한 '디지털 플랫폼의 인플레이션 유발효과 검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넷플릭스와 티빙 이용자의 3분의 1 이상이 광고형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구독료 부담을 낮추려는 소비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광고형 요금제 도입으로 OTT 시장이 구독료 중심의 단면시장에서 이용자와 광고주를 함께 연결하는 양면시장으로 전환됐으며, 소비자의 실질적인 구독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도 광고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티빙은 광고형 요금제와 스포츠 중계, 오리지널 콘텐츠를 결합한 광고 상품을 확대하고 있고, 웨이브 역시 광고형 요금제를 운영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를 앞세워 성장한 쿠팡플레이도 브랜드 협업과 스폰서십을 늘리며 광고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콘텐츠 경쟁에서 한발 더 나아가 광고주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확보하느냐가 OTT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광고업계는 경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한 이용자 수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플랫폼이 가진 브랜드 가치와 광고 기술력이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광고 시장은 매체 이용률과 광고 집행 규모가 반드시 비례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지상파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줄었는데도 광고가 꾸준히 집행되는 것도 매체가 가진 신뢰와 브랜드 가치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고주가 OTT 광고를 집행한다고 해서 단순히 OTT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넷플릭스'라는 이름이 주는 상징성이 크다. 실제 이용자 수 차이보다 광고주가 인식하는 넷플릭스와 다른 OTT의 브랜드 격차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광고 기술력도 차별화 요소다. 넷플릭스는 경쟁사보다 먼저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 데 이어 자체 광고 플랫폼을 구축해 광고 구매부터 성과 측정까지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술적 준비가 광고주들의 신뢰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결국 광고 효과를 좌우하는 것은 단순한 이용자 수보다 플랫폼이 가진 브랜드 가치라는 의미다.
구독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광고는 OTT 사업자의 두 번째 격전지가 됐다.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느냐보다 누가 광고주에게 더 매력적인 플랫폼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이해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MTN 머니투데이방송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