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52%, 개장 직후 한꺼번에 몰렸다
개장 전인 8시~9시에도 참여율 28%
추격매수·손절매 매물 급증 현상 반복
“개장직후 변동성 커…분할로 접근해야”

국내 증시가 개장하자마자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는 투자자가 하루 중 가장 많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하지만 정작 전문가들은 “가장 붐비는 시간이 가장 좋은 매매 시점은 아니다”라고 조언한다.
특히 최근처럼 하루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서는 개장 직후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이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로 확인된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습관과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투자 타이밍 힌트를 짚어봤다.
13일 본지가 키움증권에 의뢰해 올해 6월 한 달간 국내 주식시장의 시간대별 주문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참여율이 가장 높은 시간대는 정규장 개장 직후인 오전 9시~10시(52%)였다. 개장 전인 8시~9시에도 참여율이 28%에 달해, 많은 투자자가 장이 열리기 전부터 이미 매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시간대가 참여율은 가장 높지만, 동시에 가격 변동성도 가장 큰 구간이라는 점이다. 밤사이 미국 증시 마감 결과와 장전 공시, 환율과 글로벌 이슈 등이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되면서 시초가가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시세만 보고 뒤늦게 따라 들어가는 ‘추격 매수’나 급락에 놀라 손절매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현상이 반복되기 쉽다.
최근 시장 환경도 이러한 위험을 키우고 있다.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방향이 바뀌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대외 변수에 따라 장 초반 지수 변동 폭이 크게 확대되는 사례도 잦아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최근 변동성 확대를 이유로 국내 주식의 증거금률을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 위험이 커진 만큼 개장 직후 가격 움직임에 성급하게 대응하기보다는 시장이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오전 10시를 넘어서면 참여율은 31%로 낮아지고, 11시~12시에는 25%까지 떨어진다. 점심시간인 12시~13시(23%)를 지나 오후 1~2시와 2~3시에는 각각 24%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개장 직후의 급격한 가격 변동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 방향도 드러나는 시간대인 만큼, 종목을 더욱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 유리한 구간으로 평가된다.
투자 심리 측면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장 초반에는 전일 해외 주가 상승이나 특정 종목의 호재를 뒤늦게 반영하려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이 과도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대로 악재가 발생하면 공포 심리가 빠르게 확산해 단시간에 매도 물량이 집중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매수 적기를 한 번에 몰아가기보다 여러 차례 나눠 접근하는 분할매수를 권하는 이유다.
오후 들어서는 거래 참여율은 다소 낮아지지만 시장 흐름을 점검하기에는 오히려 적합한 시간이라는 평가다. 오후 3~4시 참여율은 18%로 집계됐으며, 장 마감 이후인 오후 4~5시는 8%, 5~6시는 7%, 6~7시는 6%를 기록했다.
이후 오후 7~8시에는 다시 8%로 소폭 늘어났다. 정규장 종료 이후 발표되는 기업 공시와 해외 증시 선물 움직임, 각종 경제지표 등을 확인한 뒤 다음 거래일 전략을 미리 세우는 투자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개장 직후는 정보가 가장 빠르게 가격에 반영되는 시간대인 만큼 그만큼 변동성도 크다”며 “매수 타이밍을 한 번에 몰아가기보다는 개장 초반의 급등락을 지켜본 뒤 오전 10시 이후 안정된 흐름에서 분할매수로 접근하거나, 장 마감 무렵 하루 흐름을 정리해 보고 다음 날 계획을 세우는 방식이 변동성 관리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매매 심리 자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언제 사느냐’가 ‘무엇을 사느냐’만큼 중요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남들이 몰리는 시간에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투자 원칙과 매매 계획에 따라 시간을 분산해 접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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