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美선 13% 프리미엄... 한국에서는 15% 폭락, 왜?

이혜운 기자 2026. 7. 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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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806까지 내려앉은 ‘검은 월요일’
“7월 빅테크 실적 발표가 ‘메모리 고점론’ 고비될 듯”
코스피가 전날 대비 669.01포인트(8.95%) 내린 6806.93으로 마감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2026.07.13./뉴시스

SK하이닉스가 미국 ADR 상장 후 급상승이라는 호재에도 13일 전 거래일 대비 15.37% 하락한 184만50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190만원선이 깨진 건 지난 5월 20일(174만500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4500억원씩 던졌다. 이날 폭락으로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들의 수익률은 대부분 손실 구간에 접어들었다.

이날 코스피도 전 거래일 대비 8.95% 하락한 6806.93에 마감했다. 코스피 6900선이 무너진 건 5월 이후 처음이다. 한때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 상승 출발했던 삼성전자도 장중 음전해 10.70% 하락한 25만45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ADR(미국주식예탁증서·미국 투자자가 한국 본주를 직접 사지 않고도 거래할 수 있도록 예탁기관이 발행한 증서)을 상장했다. 정식 티커는 ‘SKHY’, 상장 첫날 ADR은 공모가 대비 13% 급등했다. 일반적으로라면 상승해야 하는 호재지만, 이 열기가 태평양을 건너오지 못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입성한후 장을 시작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분 기준 코스피는 35.74포인트(0.48%) 오른 7,511.68을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을 80조 9000억 원, 영업이익을 60조 4000억 원으로 분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54%, 61% 증가한 수준이지만 시장 컨센서스인 영업이익 65조 원보다 약 8% 밑도는 규모다. 채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HBM 매출 비중이 높아 시장 평균보다 평균판매가격(ASP) 상승률이 낮았기 때문”이라며 “메모리 산업이 3~5년 장기공급계약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기업 가치는 분기별 ASP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9일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35배로,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26일 기록한 6.82배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13일 보도했다. 52주 내 최고치(작년 10월27일·11.98배)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낮아진 수준이다. 코스피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 낮아진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클라우드 업체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와 자체 AI 반도체 개발 확대 움직임이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글로벌 운용사들은 AI 수혜주는 유지하면서도 포트폴리오의 편중 위험을 줄이는 전략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자산운용과 GMO, 인베스코 등은 인도와 중국, 게임, 에너지, 유틸리티, 소비재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워런 치앙 GMO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처럼 높은 집중도는 포트폴리오 매니저에게 결코 쉬운 상황이 아니다”며 “가능한 많은 곳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하지만 절대적인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람 인베스코 아시아·신흥국 주식 공동운용책임자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 비중을 60% 이상 줄이고 그 자금을 국내 비(非)기술주로 옮겼다”며 “그는 “고객 자산을 과도한 집중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쟁 심화와 증설, 산업의 정상적인 순환을 고려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초과수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 폭락으로 ‘메모리 반도체 고점론’이 더욱 탄력을 받으면서, 이번 달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발표될 투자 계획이 반도체 제조사들의 주가 흐름에 이전보다 훨씬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빅테크 실적 발표 내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향방이 달렸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빅테크 기업들 가운데 하나라도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축소한다면 기술주 투자자 전반에 우려가 확산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며 “하지만 비용은 앞으로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28일, 메타와 아마존은 각각 29일과 30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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