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첩사 ‘합수부 사열 훈련’에 수방사 병력 파견 압박”···특검, 이진우 입건 검토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국군방첩사령부의 이례적인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합수부) 훈련 당시 수도방위사령부 지휘부가 수방사 병력을 훈련에 파견하라고 부하들을 압박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12·3 비상계엄 리허설’로 의심되는 이 훈련에 이진우 당시 수방사령관도 관여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1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특검은 최근 수방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면서 “2024년 상반기 자유의 방패(FS) 연습 당시 방첩사에서 실시한 합수부 사열 훈련에 이 전 사령관이 수방사 병력을 파견하라고 압박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특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전시 합수부 운영 방식을 대폭 변경하려 한 여러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특검은 여 전 사령관이 2023년 11월 부임 직후부터 유관 부대와 민간 수사기관 인력을 실제 대거 파견받는 형태로 합수부 운영 관련 내부 지침서를 바꾸려고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방첩사는 2024년 상반기 ‘신 합수부 운영계획’이라는 이름의 지침서 초안을 완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 지침서가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2024년 FS 연습에서 방첩사가 지침서를 시범적으로 적용해 훈련한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방첩사는 이례적으로 연병장에서 부대 사열과 실제 수사·체포·호송 등 훈련을 시행한 것으로 특검은 본다.
특검은 통상 방첩사에서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합수부 훈련에 여 전 사령관이 유독 공을 들인 점에 주목한다. 여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공유받은 뒤 ‘계엄 리허설’ 차원에서 훈련을 시행한 것으로 특검은 의심한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가 ‘수사관 경호’ 목적으로 병력을 파견하는 내용도 신 합수부 운영계획과 2024년 FS 연습 계획에 추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수방사는 그전까진 합수부 구성에 관여하지 않았는데, 합수부에 병력을 파견하는 것으로 지침이 바뀐 것이다.
특검은 최근 수방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면서 이때 실무진의 반발이 있었음에도 이 전 사령관이 병력 파견을 강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개정된 훈련 지침에 수방사가 들어가는 것에 대해 실무진의 우려가 있었고, FS 연습 때는 수방사 예하 부대에서 ‘인력 문제로 파견이 어렵다’고 거부했다”며 “그러나 이 전 사령관이 반발하는 예하 부대 지휘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병력 파견을 압박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은 FS 연습 전에 소형기 당시 방첩사 참모장이 직접 수방사를 찾아와 병력 파견을 요청한 정황도 포착했다. 수방사는 실무진 반대에도 이 전 사령관 지시로 80명가량 규모의 수방사 병력을 합수부 훈련 사열식에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수방사 지휘부가 방첩사의 합수부 훈련에 위법하게 관여했다고 보고, 이 전 사령관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검은 당초 신 합수부 운영계획을 작성을 지시하고 훈련 시행을 주관한 여 전 사령관만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길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 전 사령관도 합수부 훈련 때부터 윤 전 대통령의 계엄 계획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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