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메모리 살리기’ 시동… 파운드리·시스템LSI 동시 지원
이재용 회장, 美 선밸리행… 업계 “빅테크 파운드리 수주 확대 행보”
TSMC 이어 삼성도 첨단 공정 가격 인상… 공급자 시장 재편
시스템LSI, AI PC 칩 ‘가이아’ 개발 착수… 비메모리 경쟁력 확대

[대한경제=이계풍 기자]삼성전자가 ‘비(非)메모리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그동안 수율 부진과 고객 확보 난항을 겪었던 파운드리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를 계기로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과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하며 수주 확대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시스템LSI 역시 AI PC용 가속기 개발을 통해 새로운 활로 찾기에 나섰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구글과 앤트로픽 등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에는 4~5나노 공정의 가동률 개선 기대와 2나노 잠재 고객 확대가 맞물리면서 그동안 고객 부족이 수율 개선을 제약했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선단 공정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SAFE 포럼에서는 1.4나노(SF1.4) 공정을 2029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시장 환경도 삼성전자에 우호적이다. TSMC의 첨단 공정 가격 인상이 대표적이다. TSMC는 최근 엔비디아와 애플, AMD 등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3나노와 5나노는 물론 7나노 공정의 웨이퍼 공급 단가를 5~10% 인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 투자 확대로 첨단 공정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과거와 달리 공급업체의 가격 결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4ㆍ5나노와 차량용 8나노 일부 공정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사 대상 공급 단가를 인상하며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24.8% 증가한 218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 클라우드 기업과 AI 스타트업의 AI 칩 투자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면서 첨단 공정 수요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TSMC의 생산능력이 빠듯한 상황이 이어질수록 삼성전자에도 신규 고객 확보 기회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전략은 파운드리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최근 AI PC용 AI 가속기 ‘가이아(GAIA)’ 개발에 착수하며 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이아는 4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레노버와 HP 등 글로벌 PC 제조사와 성능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AI PC와 피지컬 AI 시장으로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등 메모리 경쟁력을 기반으로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파운드리에서는 첨단 공정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시스템LSI에서는 자체 AI 반도체 육성을 추진하며 메모리 중심에서 비메모리까지 사업 경쟁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환경 변화는 삼성 파운드리에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으며, 확보한 고객을 안정적인 양산과 수율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향후 실적 반등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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