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뜨니 줄줄이 철수”…늘어난 재건축 수의계약
![여의도 목화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3/dt/20260713091441467igdr.png)
삼성물산이 입찰에 나서는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에서 경쟁 건설사들이 잇따라 발을 빼고 있다.
래미안 브랜드와의 맞대결에서 승산이 낮다고 판단한 경쟁사들이 다른 사업장으로 수주 역량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압구정·반포 수주전 이후 건설사 간 경쟁 회피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에는 삼성물산만 입찰서를 제출했다.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은 기존 312가구를 헐고 지상 최고 49층 428가구짜리 주상복합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당초 여의도 목화아파트는 경쟁입찰이 유력하게 전망됐던 곳이다. 주상복합인 데다 사업 규모가 크지 않아 삼성물산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었다. 이런 관측에 지난 5월 진행된 목화아파트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등 7개 대형건설사가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입찰 참여를 결정하면서 다른 건설사들은 모두 불참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입찰에 나서더라도 수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근 여의도 재건축 대장주인 시범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삼성물산의 단독 입찰이 유력한 상황이다. 시범아파트는 공사비만 2조원이 넘는 초대형 재건축 사업이다. 이 단지는 다음달 말 시공사 입찰을 마감할 예정인데, 현재 삼성물산 외에는 홍보 활동을 진행하는 건설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동 L공인 관계자는 “여러 건설사들이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에 관심을 보였으나, 삼성물산이 입찰 의사를 굳힌 뒤 홍보 활동을 멈춘 것으로 안다”며 “여의도는 브랜드 영향력이 큰데, 래미안 브랜드 선호도가 높다 보니 다른 건설사가 끼어들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정비사업장에서도 삼성물산 단독 입찰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핵심 사업지 중 하나인 성수3지구 재개발 현장의 경우 현재 삼성물산 외에 입찰 준비에 나선 건설사가 없다. 이 곳은 공사비만 2조원 규모로, 성수 재개발 구역 가운데 입지가 가장 좋다는 곳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목동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물산은 하반기 중 목동9단지와 13단지에 입찰할 계획이다. 두 사업장 모두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 관심을 보인 곳이지만, 현재 홍보 활동을 유지하는 건설사는 삼성물산이 유일하다. GS건설과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은 수주를 추진하는 목동 사업장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데, 9단지와 13단지는 대상에서 빠져있다.
업계는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 건설사 브랜드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런 분위기가 굳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 상반기 압구정과 반포에서 시공권 확보에 도전했던 건설사들은 모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 때문에 하반기 재건축 수주전에선 두 회사와의 경쟁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형건설사 한 정비사업 영업 담당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사업장은 가급적 피하는 것으로 수주영업 방향이 바뀌고 있다”며 “승산이 있다면 출혈 경쟁도 감수할 수 있지만, 압구정과 반포 수주전 결과를 보면 최근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