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으로 발등에 불 떨어진 경찰…쇄신책 실효성 도마
경찰이 가족사건 수사 관서 근무 중일 경우 전수조사
다만 '장윤기 사건과는 결 다른 대책'이라는 지적 제기
기존 내부 감사 및 감찰 제도 재탕 아니냐는 비판도
"제2 장윤기 사건 거르겠나…보여주기식 운영 우려"

장윤기 여고생 살해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부실수사와 내부유착 의혹이 확산하자 경찰이 뒤늦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쇄신 태스크포스(TF)와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해 조직 쇄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구 설치만으로는 제2의 '장윤기 사건'을 방지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전국 14만 경찰 인력과 관련 사건을 점검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자칫 보여주기식 대책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쇄신 TF·내부비리수사대 신설…뒤늦은 수습
그러면서 "유가족 여러분께 또다시 씻기 힘든 상처를 드리게 된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실망을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유 대행은 당초 지난 11일까지 유엔(UN) 경찰청장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출장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일부 일정을 취소하고 지난 10일 조기 귀국했다. 경찰의 부실수사와 내부 유착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경찰 수사 체계 전반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놨다. 경찰청은 내부에 '경찰 수사 쇄신 TF'를 구성해 외부 전문가와 함께 수사 제도 전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현직 경찰이 가족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서에 근무 중이거나, 최근 3년 내 근무 경력이 있을 경우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가수사본부장 직속으로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해 전국 경찰 수사의 비위나 부패행위를 수사한다.
제2의 장윤기 막을 수 있나…실효성 논란 여전

경찰이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우선 TF가 조사하겠다는 '가족 사건'의 범위부터 명확하지 않다. 이번 사건만 하더라도 증거인멸 등 의혹을 받는 장윤기 부친은 현직 경찰이지만, 아들 사건을 담당한 광주광산경찰서 수사팀과는 가족 관계가 아니다. 중간에 일종의 인맥을 거친 사건 개입은 가족 사건으로 걸러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TF가 14만 명에 달하는 전체 경찰 인력과 관련 사건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가족 사건의 범위를 촌수가 먼 가족이나 단순 참고인 조사 등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사실상 조사가 불가능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새로운 조직을 만들더라도 결국 기존 내부통제 장치를 반복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 조직에는 이미 감찰과 청문감사, 수사심의계 제도가 있다. 경찰은 이를 통해 경찰의 내부 비위와 의무 위반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경찰의 사건 개입을 방지하는 제도도 마련돼 있다.
경찰은 2020년 담당 수사관에게 사건 진행 상황을 문의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사건문의 금지 제도를 도입했다. 2024년에는 배우 이선균 수사정보 유출 사건 이후 유출 행위자를 △수사의뢰 △배제 징계 원칙 △수사부서 퇴출하는 내용의 종합대책도 마련한 바 있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통화에서 "이미 경찰 조직 내 관련 업무를 하는 기구들이 있음에도 장윤기 사건 논란이 커지니까 급하게 기구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전수조사가 제2의 장윤기 사건을 걸러내기 쉽지 않은 만큼 제도가 보여주기식으로 운영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청 '광주광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지난 11일 광주경찰청장실 등 3곳, 광산경찰서장실 등 2곳, 당시 수사지휘 라인의 현재 사무실 등 총 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별수사단은 수사팀장의 증거인멸 과정에서 지휘 계통 윗선의 지시나 관여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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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seokho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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