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상법 시행 1년… 기업 22% “투자·M&A 등 경영 판단 지연 경험”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한 개정 상법이 시행된 지난 1년 동안, 상장사 5곳 중 1곳은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주요 경영 판단을 미룬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정 상법 시행 1년을 맞아 상장사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4.3%는 “개정 상법 이후 이사회 운영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법무·준법팀을 중심으로 한 사내 검토 절차 신설·강화’가 47.0%로 가장 많았고, ‘외부 전문가 자문 확대’(45.7%), ‘이사회 의사록 상세 작성’(43.7%), ‘안건 사전 검토 절차 강화’(39.7%)가 뒤를 이었다.
개정 상법이 기업 경영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39.6%가 ‘의사 결정 책임성이 높아지고 지배구조 투명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컴플라이언스 비용 증가와 의사 결정 지연 등 기업 부담이 커졌다’고 답한 기업도 22.4%였다.
시행 전부터 제기됐던 소송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확인됐다. 응답 기업의 53.7%는 “이사 충실의무 확대 이후 주주대표소송과 손해배상 청구 등 소송 우려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 응답 기업의 21.8%는 “법적 검토 강화로 투자나 사업재편 등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보류·취소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지연·보류·취소된 의사결정 중에서는 신사업과 M&A 등 신규 투자 관련 사안이 3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재무·자본 조달’(18.5%), ‘임원 선임·보수’(16.9%) 순이었다.
기업들은 현장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노조의 회사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판단 등 이사 충실의무 가이드라인 보완’(37.3%)을 꼽았다. 이어 ‘경영판단의 원칙 명문화’(20.3%), ‘현장 실무자를 위한 법률·컴플라이언스 교육 지원’(12.7%) 등이 뒤를 이었다. 최은락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현장 사례를 반영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실무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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