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건설’ 꿈꾸는 LG…더 강해져야 한다 [김대호의 야구생각]
전반기 승차 없이 삼성에 뒤진 2위
주전 부상과 부진 악재 속에 선전
KS 2연패와 '왕조' 위해선 더 강해져야

[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2026시즌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삼성 라이온즈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밀렸다. 우승 후보 1순위 다운 당연한 성적으로 보이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기적에 가깝다.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과 부진으로 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거둔 놀라운 성적이다. 팀 타율 5위(.272), 팀 평균자책점 5위(4.49)의 평범한 팀이 시즌 내내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탄탄한 내-외야 수비력 그리고 끈질긴 팀 결속력 때문이다. 그렇다면 후반기에도 조직력 하나로 이 순위를 지킬 수 있을까. 어림없는 얘기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즌 전 "부임 이래 가장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이번 시즌은 지난 3년간 준비해 온 결과물이 될 것"이라면서 우승을 자신했다. 2025시즌 우승은 한화 이글스가 갖다 바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염 감독도 이 점을 알고 있다. 2026시즌은 아무도 토를 달지 못하는 완벽한 우승을 꿈꿨다. 훗날 이 시기를 ‘왕조’로 불리길 원했다. 하지만 현실은 바라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토종 에이스 손주영이 시즌 들어가기도 전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5월 들어 마무리 유영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히어로 문보경은 발목 부상으로 한 달 넘게 모습을 감췄고 팀 타선의 보석 같은 존재 문성주도 부상으로 빠졌다. 믿었던 요니 치리노스와 송승기가 부진하면서 선발진에도 균열이 생겼다.
부상에서 복귀한 손주영을 마무리로 급조했다. 활용도가 모호한 장현식을 선발로 돌렸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아시아쿼터 라클란 웰스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줬다. 만년 백업 요원 송찬의와 문정빈이 울분의 방망이를 토했다. 지난해 신민재와 구본혁처럼. 결정적인 순간 똘똘 뭉쳐 승리를 지켰다. LG가 2026시즌 전반기를 지나온 과정이다.

주전 라인업 가운데 제 몫을 한 선수는 오스틴 딘과 박해민 정도다. 오지환(타율 .252) 문보경(.254) 홍창기(.259) 신민재(.248) 박동원(.240)이 모두 평균 이하로 부진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터져줘야 리그 1위 나아가 한국시리즈 2연패를 기대할 수 있다. 그나마 전반기 막판 살아날 조짐을 보인 게 위안이다. 오지환이 전반기 마지막 3경기에서 10타수 5안타 타율 .500로 상승세를 탔다. 신민재도 7월 들어 .467(15타수 7안타), 홍창기는 .444(18타수 8안타)로 반등 기미를 보였다.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은 건 장기 레이스에서 최대 강점이다. 염경엽 감독은 순발력이 뛰어나다. 팀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해 위기에서 탈출한다. 염 감독의 목표는 월별 ‘+5’의 승패 마진이다. 어려운 팀 여건에서도 4월 17승 7패, 5월 16승 10패, 6월 15승 10패로 기준치를 넘어섰다. 특히 5월 중순 투-타 균형이 깨지면서 22일 3위로 떨어졌지만 금세 전열을 정비해 차고 올라갔다. LG의 저력이 발휘된 시점이었다. 7월 들어 4승 3패로 주춤한 상태다. 힘겹지만 꾸준하게 맨 윗자리를 지키고 있는 LG다. 그들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더 강해져야 한다.

daeho902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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