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캐나다 잠수함 수주,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진 카이스트 과학외교센터 자문위원장, 前 외교부장관 2026. 7. 12.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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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카이스트 과학외교센터 자문위원장, 前 외교부장관

캐나다 정부가 차세대 초계잠수함사업(CPSP)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TKMS를 선정하고, 한화오션을 예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조선 강국인 우리로서는 애석한 결과지만, 단순히 수주 경쟁의 실패로 해석한다면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무엇보다 NATO의 결속력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유럽은 지금 냉전 종식 후 가장 심각한 안보 불안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정책 변화, 그린란드를 둘러싼 새로운 북극 경쟁, 이란과 중동 정세의 불안정은 유럽 국가들로 하여금 대서양 공동체의 결속을 더 강화하도록 만들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6일(현지 시각) 대서양 인근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캐나다 차기 잠수함 수주 사업(CPSP)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의 잠수함 사업은 단순한 방산 계약이 아니라 북극과 북대서양을 지키는 NATO 안보 체제의 핵심으로 인식됐다. 이번 발표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NATO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시점에 전해졌다. 그만큼 이 결정은 개별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집단 안보와 외교 전략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며, NATO 회원국이 아닌 우리에게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독일 TKMS는 노르웨이와 공동 개발하는 공통 디자인 플랫폼을 제시하며 NATO 회원국 간 공동 운용과 공동 정비 체계를 강조했다. 납기에서는 당초 한국에 뒤졌지만 노르웨이의 조달 순번 양보로 극복했다. 캐나다 입장에서는 북극 작전 능력뿐 아니라 NATO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 공급망 안정성, 정치적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반면 한화오션은 성능과 가격, 납기 경쟁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비NATO 회원국 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캐나다 정부는 2027년 말까지 독일 측과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만약 협상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한화오션을 다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고 협상에 착수할 것임을 마크 카니 총리가 공식적으로 밝혔다. 독일은 향후 캐나다에 대한 투자, 기술이전, 산업 협력, 일자리 창출, 공급망 구축 등 다양한 약속을 실제로 이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제 한국이 준비해야 할 전략은 분명하다. 첫째, 예비 우선협상대상자라는 지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독일 측의 협상 진행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 산업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방산 수출을 국가 전략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잠수함 자체보다 유지·보수·정비(MRO), 인공지능 기반 예지 보전, 공급망, 인력 양성, 지역 경제 활성화를 포함한 현실적인 장기 경제 협력 패키지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더욱 분명히 해야 한다.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한국이 NATO의 단순한 역외 협력국이 아니라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책임지는 필수불가결한 전략적 파트너라는 인식을 확고히 심어줘야 한다.

최근 한국은 폴란드, 루마니아, 프랑스 방산사업 수주에서 고배를 맛봤다.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전 결과는 국제정치의 현실과 협상의 한계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방산 수출은 이제 성능과 가격, 납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외교, 안보, 과학기술, 산업, 가치동맹이 결합된 종합국력의 진검승부다. 탈락의 쓴맛을 삼키며 새로운 도약의 의지를 다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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