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결항 대란 현실화.. 곳곳 혼란 확산
3000여 승객 발 묶여 대체편 찾기 전쟁 벌어져
해상 운항 중단·시설물 피해... 제주 전역 긴장 고조

제주도는 제9호 태풍 바비의 간접영향으로 이틀째 강풍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강한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제주공항은 초속 20m 이상의 강풍과 급변풍 영향으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수천 명의 승객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
12일 오후 기준 제주공항에서는 국내선 100여 편과 국제선 2편이 결항됐다. 항공편을 이용하려던 승객 3000여 명은 갑작스러운 운항 취소로 대체 항공편을 구하기 위해 공항 대합실에서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홍콩과 마카오 등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국제선 3편도 강풍으로 인해 제주 착륙을 포기하고 회항했다. 해외 여행객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제주공항 현장은 항공 일정 변경을 문의하는 승객들로 혼잡을 빚었다.
문제는 결항 이후 대체 항공편 확보가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주와 육지를 잇는 항공편은 평소에도 수요가 집중되는 노선인 만큼 기상 악화로 운항이 중단되면 좌석 부족 현상이 빠르게 나타난다. 여행객들은 숙박 연장과 일정 변경 등 추가 비용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제주 해상 역시 강풍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풍랑특보가 내려지면서 제주와 진도, 추자도를 연결하는 여객선 2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해상에서는 4000톤급 중국 화물선이 스크류에 부유물이 감기면서 표류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해당 선박은 해경의 구조 지원을 받아 위기를 넘겼지만, 악천후 속 해상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하게 했다.
강한 바람은 도심 곳곳에도 피해를 남겼다. 가로수가 쓰러지고 건물 외벽과 간판이 떨어지는 등 30여 건의 시설물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강풍에 취약한 노후 시설물과 야외 구조물에 대한 사전 점검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기후 변화로 인해 태풍의 이동 경로와 강도 예측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지역별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제주처럼 관광과 항공, 해운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기상 악화가 곧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편 결항 이후 승객 지원 체계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결항 상황에서 안내 인력 부족, 대체편 부족, 숙박 정보 제공 미흡 등으로 승객 불편이 반복되고 있다. 항공사와 공항 운영기관이 기상 악화에 대비한 비상 대응 매뉴얼을 더욱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항공기상청은 제주공항이 강풍과 급변풍 영향으로 오는 14일까지 비정상 운항 가능성이 있다며 항공사와 이용객들에게 출발 전 운항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강풍 사태는 태풍이 직접 제주를 강타하지 않더라도 간접 영향만으로 항공과 해상 교통, 생활 기반 시설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앞으로 반복될 수 있는 기상 재난에 대비해 시설 안전 관리와 교통 대응 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