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넘어 모험자본으로…금융지주, 스타트업 ‘성장 사다리’ 구축

도수화 기자 2026. 7. 1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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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스케일업•IPO까지 전주기 지원…투자 선별·리스크 관리 역량이 관건
(왼쪽부터 시계방향)KB•신한•우리•하나금융그룹 전경. /각 사 제공

금융지주들이 스타트업 발굴부터 후속투자, 기업공개(IPO)까지 아우르는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강화하며 대출 중심 비즈니스에서 벗어나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속에서 금융지주 간 모험자본 공급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질의 기업 선별과 지속성 등 관리 역량이 향후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7일 개최한 ‘2026 WFRI 컨퍼런스’에서 ‘연속형 모험자본 공급 체계’를 고도화하고, 혁신 기업의 성장 여정을 함께하는 생산적 금융을 모든 계열사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험자본은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위험도 높은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 혁신기업에 공급되는 투자성 자금이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은 혁신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디노랩과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펀드 등을 통해 기업 성장 단계별로 생산적 금융을 지원해왔다. 지난 6월 기준 우리금융이 7년간 디노랩을 통해 발굴‧육성한 스타트업은 총 231개로, 누적 투자금은 총 4700억원이다. 올해는 디노랩 3호 펀드를 조성하고 20개사에 200억원을 지원한다.

기업의 스케일업 및 IPO 단계에서는 우리벤처파트너스와 우리투자증권 등 계열사를 통해 후속 투자와 IPO 주관, 자본시장 연계를 지원한다. 우리금융은 디노랩 펀드를 시작으로 CVC 펀드와 VC 투자, IPO 지원까지 연결해 혁신기업의 성장 전 주기를 지원하는 ‘연속형 모험자본 공급 체계’를 고도화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주는 계열사 간 연계를 통해 전 주기에 걸친 금융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일반 벤처캐피탈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금이 필요하면 은행에서 대출도 가능하며, 생산적 금융이라는 큰 틀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그룹은 ‘K-엔비디아’ 육성에 집중한다. KB금융은 지난 2월 인공지능(AI)‧로보틱스 등 딥테크 분야 혁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600억원 규모의 ‘KB 딥테크 스케일업 펀드’를 결성했다.

펀드 재원은 한국 모태펀드 출자금과 계열사 출자금을 합한 1600억원으로 조성됐으며 KB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등이 참여했다. 투자 대상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딥테크 분야 혁신기업이다. 단순 재무투자보다는 기업당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기술 상업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에 힘을 싣는다는 게 KB금융 측의 설명이다.

신한금융은 최근 1000억원 규모 민간벤처모펀드인 ‘신한벤처 넥서스 모펀드 1호’를 결성했다. 모펀드 자금을 국내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자펀드에 출자해 총 1조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 스타트업과 성장 단계 기업에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정한 생산적 금융 공급 규모 17조8000억원 중 첨단산업 투자 및 모험자본 공급 등에만 2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모험자본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고수익)의 특성을 가진 만큼 단순한 투자 규모 확대만으로는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향후 금융지주들의 경쟁력이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선별 능력과 투자 이후 성장 지원, 손실 관리 등 종합적인 운용 역량에 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