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 77%가 예탁금 5000만 원 이상
투자자 다수가 5배 이상 상회
당국, 수요 억제 고민 깊을 듯

금융당국이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과 관련한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단순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식으로는 투자 수요를 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2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한 대형 증권사로부터 받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고객 현황에 따르면, 9일 기준 이 증권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고객 4만 4558명 중 계좌 예탁금(현금+주식 평가액)이 3000만 원을 넘는 고객은 3만 8695명으로 전체의 86.8%를 차지했다. 예탁금이 5000만 원을 넘는 고객은 3만 4277명으로 76.9%였다. 다른 증권사들의 고객 분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 지난달 22일 최고점(9114.55)에서 9일(7291.91)까지 약 20%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예탁금 5000만 원 이상 고객 비중은 훨씬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예탁금을 1000만 원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투자자 10명 중 8명은 기본 예탁금 조건의 5배가 넘는 예탁금을 보유한 고관여 투자자라는 의미다.
현재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예탁금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보완책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실제로 증시 변동성 확대의 주된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시장 급락으로 해당 상품 투자자들의 손실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과거 2011년 ‘주식워런트증권(ELW) 사태’ 때도 예탁금 도입 등으로 단기 시장 과열을 완화한 사례가 있다.
다만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들의 예탁금 현황을 고려하면 수천만 원 수준의 상향 조정으로는 수요 억제 효과를 사실상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수억 원 규모로 예탁금을 조정하기도 어렵다. 기존 파생상품이나 일반 레버리지 상품 예탁금과의 규제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고 투자 상품의 글로벌 정합성을 높인다는 도입 취지와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괴리율이나 투자자 사전 교육에서 발견된 미흡점 등은 분명 개선해야 할 과제”라면서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 국내에서의 수요 억제책이 시장 변동성 완화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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