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이소영 “보완수사권 폐지 우려…전대 뒤 결정해야”
“졸속기소로 범죄자 방면 우려…당심대결 소재로 소비해선 안 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보완수사권 폐지가 서류 중심의 기소와 졸속 기소를 초래할 수 있다며,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에 우려를 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사법개혁은 더 열정있는 분들의 토론에 맡겨두고 싶습니다만, 발의된 법안의 내용을 보니 심각한 우려를 지울 수 없어 제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이 의원은 개별 의원 발의안과 민주당 태스크포스(TF) 발의안에 대해 "모두 검사가 피의자 얼굴 한번 못 보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며 "이번에 발의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법안들은 증거법 규정에서 '검사'를 모두 삭제함으로써, 검사가 오직 '경찰이 작성해서 넘긴 서류'만을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 조서만 보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리까리 해도 불러서 진술조사 한번 해볼 수 없고, 설사 '면담' 형태로 만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나온 범죄자의 진술을 증거로 사용할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검사에게 '서류'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라는 '서류중심주의' 형사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형사사법을 실체 진실에 더 가깝게 접근하도록 하는 '공판중심주의'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 왜 개혁이라 불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피의자 구속기간 단축과 보완수사권 폐지가 맞물릴 경우 졸속 기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현재 허용되는 검사의 구속기간은 최장 20일이고, 개별의원 발의 법안은 이 기간을 14일로, 당 TF 법안은 10일로 줄이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소 여부 판단을 위해, 간단한 계좌확인이나 범행시간 입증자료(cctv 사실조회 등)를 첨부하는 것도 직접 할 수 없어서 경찰에 돌려보내야 한다면 기한 내에 기소를 할 수 없다"며 "시간이 빠듯하면 핵심 사실도 보완하지 못하고 졸속 기소를 해야 하고, 그 경우 호화 변호인단을 끼고 있는 영리한 범죄자는 공소기각이나 무죄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TF가 대안으로 제시한 '보완수사요구권 실질화'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실제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론의 주요 근거가 검찰에 대한 불신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이미 검찰의 수사개시권을 박탈했고, 관련사건의 인지수사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전제에서는, 경찰이 넘긴 사건에서 '혹시 경찰이 빠뜨린 게 없는지' 검찰이 찾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막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또 "이번 장윤기 사건에서 보듯이, 이는 오히려 권장해야 하는 일"이라며 "어떤 국가기관을 없앨 것이 아니라면, 그 기관이 부여 받은 책임 범위 내에서는 제 몫을 다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이라는 역사적 검찰개혁이 국민의 입장에서 유익한 방향으로 잘 안착할 수 있도록, 한 단계 한 단계 면밀하게 확인하면서, 부작용이 없게 설계해야만 한다"며 "그게 여당의 책임"이라고 했다.
아울러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가 민주당 전당대회의 당심 경쟁 소재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법절차를 결정하는 법안"이라며 "주로 당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1인1표제 같은 사안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심대결 소재로 이 중대한 문제를 가볍게 소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평가가 따를 거라 생각한다"며 "당내 선거로 인한 논의 왜곡이 일어나지 않도록, 차분히 논의하고 선거 이후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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