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영숙 대구 중구 골목문화해설사…“골목은 살아 있는 역사…AI 시대에도 사람의 감동은 해설사가 전합니다”

황인무 기자 2026. 7. 12. 15:5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영숙 대구 중구 근대골목문화해설사. /황인무기자

“골목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도시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삶이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20년 가까이 대구 중구 근대골목문화해설사로 활동해 온 이영숙(62) 씨는 골목을 이같이 말했다. 우연히 접한 골목문화 교육을 계기로 대구의 근대건축과 역사에 매료된 그는 10개월 교육과정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이수한 뒤, 2008년부터 중구 근대골목문화해설사로 활동하며 지금까지 수많은 관광객에게 대구의 역사와 문화를 전하고 있다.

대구 중구의 대표 관광 콘텐츠인 ‘근대로의 여행 골목투어’는 모두 5개 코스로 운영된다. 조선시대 대구읍성과 경상감영, 약령시를 비롯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흔적과 근대문화유산을 따라 걸으며 도시의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급격한 도시 개발 속에서도 골목의 원형을 지켜내며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골목투어의 가장 큰 가치로 교육적 효과를 꼽았다. 이 해설사는“관광 효과도 크지만 교육적 의미도 매우 크다”며 “학생들이 책에서만 보던 독립운동가들의 집을 직접 보고 ‘정말 이곳이 맞느냐’며 놀라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골목투어는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투어 초창기에는 관광객을 인솔하며 해설을 하면 시끄럽다며 민원을 제기하던 상인들도 있었다”며 “지금은 얼음물을 건네며 ‘고맙다, 수고한다’고 격려해 주신다. 관광객이 늘면서 상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해설사들의 의견은 관광 인프라 개선에도 적극 반영됐다. 청라언덕 인근 휴게공간과 관광안내소 설치를 비롯해 관광 유도 표지판 정비, 김광석길 음악방송 운영,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과 3D 프린터 미니어처 제작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해설사는 “중구는 해설사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며 관광 환경을 꾸준히 개선해 왔다”며 “현재는 영어·중국어·일본어뿐 아니라 프랑스어와 베트남어 해설사, 예술 해설사, 시각장애인 해설사, 수어 해설사까지 90여 명의 전문 해설사가 활동하는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 콘텐츠의 지속적인 확대에 대해 그는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골목투어와 예술공연을 결합한 ‘밤마실 투어’가 운영되며, 코로나19 시기에 시작된 ‘쓰담투어’는 관광과 환경정화를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에게 자원봉사 시간도 인정된다. 이 밖에도 2코스 스탬프 투어와 동성로 관광특구를 중심으로 한 ‘비비드(VIVID) 투어’가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관광객으로는 7년 전 수원에서 투어에 참여했던 50대 여성을 떠올렸다. 이 해설사는 “대구의 문화·예술 수준에 감동해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후 실제로 대구로 이사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해설사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AI 시대에도 사람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AI는 정보를 전달할 수는 있지만 사람의 감동까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도 체험과 공연, 작은 박물관 같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더해 사람들이 오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관광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영숙 해설사는 “현재 중구 골목문화해설사는 75세까지 활동할 수 있다”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해설사로 활동하며 후배들과 경험을 나누고, 대구 골목의 역사와 가치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Copyright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