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폭염중대경보입니다"…경북 경산 휴일 풍경도 바꿨다

김현태 2026. 7. 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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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장·산책로 한산…물놀이장·카페는 인파
시민 "집에만 있기엔 답답…올여름 더위 나기 쉽지 않을 듯"

(경산=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오늘 오전 11시 폭염중대경보. 야외활동을 자제하세요.'

12일 오전, 경북 경산 시민들의 휴대전화에는 국내 첫 폭염중대경보 발령을 알리는 재난문자가 잇따라 울렸다.

평소 휴일이면 북적이던 파크골프장과 산책로는 한산해졌고, 시민들은 물놀이장과 대형 카페 등 실내외 피서 공간으로 발길을 돌렸다.

국내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경산에서는 폭염이 시민들의 일상과 휴일 풍경을 바꿔 놓았다.

'나 홀로 파크골프' (경산=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2일 경북 경산시 대평동 파크골프장이 폭염 탓에 한산하다. 2026.7.12 mtkht@yna.co.kr

대평동의 경산 파크골프장. 평소라면 붐벼야 할 곳에 이용객은 두 명뿐이었다.

가족과 함께 운동을 왔다는 80대 최모 씨는 "덥다 그냥 참 덥다"라고 입을 뗀 뒤 "파크골프장이 휴일이면 사람들로 붐비는데 어제 기온이 39.9도까지 오른 것을 보고 다들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선풍기 대여섯대가 돌아가는 그늘 쉼터에서도 연신 땀을 닦았다.

파크골프장 관리소 외벽에는 폭염에 따른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관리인은 "200명에 달하던 이용객이 오늘은 이른 아침 수십명이 다녀간 뒤 발길이 끊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오가 가까워지며 경산지역의 기온은 35도를 넘나들었다.

일행과 양산을 쓰고 남천 둔치를 걷던 한 시민은 "산책 나왔는데 숨이 막힌다"며 귀갓길을 서둘렀다.

'즐거운 물놀이' (경산=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2일 경북 경산시 삼성현역사문화공원 바닥분수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6.7.12 mtkht@yna.co.kr

이날 경산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됐다.

폭염중대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이어진 지역'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 또는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내려진다.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영향인지 경산 거리는 인적이 드물었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대정동의 체험 목장도 한산했다.

마구간과 축사 주변에 열기를 식히려 물을 뿌리던 목장 관계자는 "통풍을 잘 시켜 동물들은 더위에 별 피해가 없을 것 같은데 방문객들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휴일에도 운영 중이던 중방동 행정복지센터의 무더위쉼터에도 관리인만 혹시 모를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양산은 필수' (경산=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2일 경북 경산시 남천 둔치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산책하고 있다. 2026.7.12 mtkht@yna.co.kr

관리인은 "평일에는 30여명이 쉼터를 찾는데 오늘은 아무도 안 왔다"며 "중대경보를 보고 다들 외출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산한 거리와 달리 폭염 탓에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물놀이장과 대형 카페는 사람들로 붐볐다.

오후 2시께 남산면 삼성현역사문화공원.

바닥분수가 설치된 이곳은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뙤약볕 아래에서도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여름을 즐겼다.

아이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던 30대 직장인은 "폭염이라고 해서 오기를 망설였는데, 와보니 참 좋다"며 "올해는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것 같다"고 밝혔다.

지인들과 카페를 찾은 50대 시민은 "집에만 있기에는 답답하고 야외는 엄두가 안 나서 왔다"며 "올여름 더위 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즐거운 물놀이' (경산=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12일 경북 경산시 삼성현역사문화공원 바닥분수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6.7.12 mtkht@yna.co.kr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경산지역의 최고기온은 하양(36.4도)으로 관측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구름이 많이 끼어서 온도가 예상보다 아직 많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오후 3시 이후에도 기온이 더 오를 수 있어 최고기온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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