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임대차 시장 ‘월세화’ 가속… 상반기 월세비율 70% 육박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올해 상반기 70%에 육박하며 반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브릿지경제가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확정일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전체 주택(아파트·빌라·다가구주택 등)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 계약은 총 45만330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4.0%)보다 5.8%p, 직전 반기인 지난해 하반기(65.4%)보다도 4.4%p 높은 수치이자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전체 확정일자 계약 중 월세 계약은 31만6610건(69.8%), 전세 계약은 13만6692건(30.2%)이었다.
월세화는 서울 전역에서 나타났다. 25개 구 가운데 양천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3개 구의 월세 비중이 60%를 넘었고, 70%를 웃돈 구도 12곳에 달했다.
원룸·다세대주택 비중이 높은 관악구가 86.4%로 가장 높았고, 종로구(77.4%), 동대문구(77.3%), 강북구(76.2%), 광진구(74.8%), 서대문구(74.2%)가 뒤를 이었다. 반면 용산구(54.8%)와 양천구(56.1%)는 60%를 밑돈 서울의 유이한 예외 지역으로 조사됐다.
상승 폭은 동대문구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상반기 67.1%였던 월세 비중이 올해 77.3%로 1년 새 10.2%포인트 뛰었고, 같은 기간 전세 거래는 29.0%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원룸·다가구·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일수록 월세 비중이 빠르게 커지는 반면, 아파트 중심 지역에서는 신규 전세 계약보다 반전세를 선택하거나 기존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월세화는 정책과 금융 환경, 임대인의 수익구조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 내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90%에서 80%로 낮추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했다.
또한, 같은 해 9월 7일 추가 대책을 통해 보증기관별로 제각각이던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내 전세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통일했다. 세입자의 전세자금 조달 여건이 잇따라 좁아지며 월세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공급 측면의 위축도 확인된다. 아파트 실거래가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2일 기준 서울 25개구 중 아파트 전세물량이 전년 말 대비 줄어든 자치구는 19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로구(-64.5%), 금천구(-59.8%), 송파구(-59.7%), 노원구(-56.6%), 도봉구(-54.6%), 영등포구(-50.1%)는 절반 이상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아파트 시장의 반전세 증가와 저가 빌라·원룸 시장의 순수 월세 전환이 동시에 나타나며 월세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 시장에서는 오른 전셋값을 보증금에 모두 반영하기 어려운 세입자가 상승분을 월세로 내는 반전세가 늘고 있다”며 “임대인도 기존 보증금과 월세 수입을 함께 확보할 수 있어 반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가 임대시장에서는 전세사기 우려 등으로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원룸이나 빌라는 보증금 규모가 작아 순수 월세 전환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홍승표 기자 spho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