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위협하는 ‘BYD 라코’⋯ 기아 ‘PV5’로 日 틈새시장 강화
기아, PV5로 13년만에 日 상용 전기차 재공략

현대자동차가 지난해부터 일본 시장 공략의 고삐를 채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성패를 가를 분수령으로 기아가 13년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하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가 지목되고 있다.
12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올해 상반기(1~6월) 일본 시장 신차 등록 대수는 542대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438대)보다 24% 늘어나는 등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성장의 중심은 캐스퍼 일렉트릭(현지명 인스터)이었다. 이 기간, 일본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은 320여대가 신차 등록돼 현대차 전체 판매의 73%를 넘어섰다. 작지만 현대차의 일본 시장 확대를 견인한 핵심 모델이 된 셈이다. 캐스퍼는 일본 특유의 좁은 도로 환경에 맞춘 차체 크기와 실용성, 상품성이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는 하반기, 현지 유력 종합상사인 소지츠와 손잡고 신규 법인 ‘기아 PBV 재팬’을 출범시키는 등 일본 시장 진출 채비를 마쳤다. 지난달에는 전시와 마케팅에 활용할 PV5 차량 7대를 현지 신규 등록하며 판매 사전 작업까지 마쳤다.
기아 관계자는 “현재 등록된 PV5는 일본 내 판매를 위한 사전 준비 단계에서 실제 활용될 차량”이라며 “이달부터 일본 시장에서 PV5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현대차그룹의 일본 시장 공략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주인공은 BYD가 하반기 일본 시장만을 겨냥해 개발한 첫 경차 전기차 ‘라코’다. 일본 경차 규격에 맞춰 개발된 만큼 현지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모델인데다, 캐스퍼 일렉트릭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에는 라코 1대가 일본 내에 신규 등록되면서 시장 투입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일본에서 경차는 세금과 보험료 등 각종 비용 부담이 낮고, 일본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선호도를 확보하고 있는 차종이다. 반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일본에서 소형차로 분류돼 세제 혜택이나 유지비 측면에서 경차보다 불리한 위치다. BYD 라코가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일본 시장 공략 성패는 결국 캐스퍼 일렉트릭의 뒤를 잇는 신차 PV5의 흥행 여부가 가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상용 전동화 밴의 경우, 일본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맞춰 수요가 급증하는 모델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경차 중심의 시장 구조가 뚜렷해 승용 전기차만으로는 판매 확대에 한계가 있다”면서 “수입차 불모지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 PBV 등 새로운 차종으로 맞춤형 수요에 집중하는 편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봤다.
김상욱 기자 kswpp@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