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폭염중대경보 첫날 대구경북 '헉헉'…숨 막히는 더위

황수빈 2026. 7. 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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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장·실내쉼터 북적…240도 철판 앞 호떡 굽는 상인 땀범벅
달성공원 동물들 축 늘어진 모습…13일도 최고 38도 무더위
폭염 속 물놀이장 찾은 어린이들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폭염특보가 내려진 12일 대구 서구 이현공원 물놀이장에서 어린이들이 물줄기 아래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7.12 hsb@yna.co.kr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에어컨 없이는 못 살 정도예요."

경북 경산과 포항에 폭염중대경보가 처음 발령된 12일 대구·경북은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물놀이장과 실내 쉼터를 찾아 더위를 피했고, 상인들은 뜨거운 불 앞에서 연신 땀을 훔치며 손님을 맞았다.

대구 달성공원 동물들도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도시 곳곳이 한여름 폭염에 지친 모습이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경북 경산과 포항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됐다.

이는 지난달 1일 폭염특보 체계 개편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도입된 이후 발령된 첫 사례다. 폭염중대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이어진 지역'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 또는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내려진다.

이외에도 대구와 경북 대부분 지역(봉화산지·영양산지 제외)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기온은 경주 36.2도, 영덕 35.7도, 경산 35.6도, 포항 35.3도, 대구 34.9도, 김천 34.3도, 청송 34.2도, 의성 34.1도, 예천 33.9도 등이다.

한낮 최고기온은 점점 오르며 오후 4시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풍기로 잊어보는 더위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폭염특보가 내려진 12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한 상인이 선풍기로 더위를 달래고 있다. 2026.7.12 hsb@yna.co.kr

시민들은 푹푹 찌는 날씨에 더위를 피하려 안간힘을 썼다.

이날 서구 이현공원 물놀이장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몰리는 등 800여명이 찾았다.

물놀이장 주위 그늘 밑은 돗자리, 간이의자 등을 펼쳐놓은 채 휴식을 취하는 시민으로 빽빽했다.

어린이들은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 사이를 뛰어놀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를 지켜보는 어른들은 그늘에 꼼짝도 하지 않은 채 부채와 간이 선풍기로 무더위를 달랬다.

두살 자녀와 함께 온 김모(30)씨는 "요즘 날씨가 너무 습하고 더워서 에어컨 없이는 못 살 정도"라며 "아이가 어리다 보니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고 있을 수도 없어 그나마 시원한 물놀이장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중구 서문시장 공영주차장 건물 내 마련된 실내 쉼터는 더위를 피하러 온 어르신들로 빽빽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한손에는 시원한 커피나 음료를 든 채 땀을 식혔다.

이와 달리 상인들은 간이 선풍기와 부채질에 의지한 채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그러나 음식을 조리하는 뜨거운 불 앞에서는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호떡을 파는 서진석(62)씨는 "호떡이 마르면 안 돼서 선풍기도 못 튼다"며 "호떡을 굽는 철판이 240도에 달해 요즘 같은 날씨에는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이 난다"고 말했다.

동물도 힘든 '대프리카 더위'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폭염특보가 내려진 12일 대구 중구 달성공원에서 불곰이 폭염에 지친 모습을 보인다. 2026.7.12 hsb@yna.co.kr

대구의 무더운 여름나기는 동물들도 힘들긴 매한가지였다.

이날 찾은 달성공원 내 불곰, 꽃사슴 등 동물들은 무더위에 지쳤는지 그늘에서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축 처진 모습이었다.

무더위를 뚫고 달성공원을 찾은 한 어린이는 실내로 들어가 버린 호랑이를 보고 싶어 애타게 부르기도 했다.

대구기상청은 오는 13일도 한낮 기온이 32∼38도까지 오르며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14∼15일 비가 내릴 때까지는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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