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전쟁] 빅테크, AI 과잉투자 우려 속 인프라 임대 검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곧 발표될 2분기 실적은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4개 기업이 향후 AI 투자 계획을 제시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해당 기업들은 다시 한번 대규모 AI 투자 확대 방침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비저블알파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지난 2분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의 합산 자본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16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들 기업이 기존 계획을 유지할 경우 올해 합산 자본지출은 7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지출은 4개 기업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압박하는 동시에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 기업들 중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을 웃돈 곳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유일하다.
스페이스X의 AI 사업부인 xAI의 경우 지난달 기업공개(IPO) 전 AI 스타트업 앤스로픽과 컴퓨팅 인프라를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월 12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AI 사업에 127억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로켓 사업 투자액의 세 배에 달했다. 비저블알파에 따르면 올해 AI 관련 자본지출은 37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메타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대규모 AI 인프라를 활용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MS, 구글은 이미 10여 년 넘게 기업 고객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메타는 이 시장 후발주자가 된다.
그러나 번스타인의 매디슨 레자에이 애널리스트는 메타의 AI 인프라 규모가 이미 "기존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충분히 견줄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메타의 컴퓨팅 용량이 약 20기가와트(GW)이며 향후 수년간 14GW가 추가될 것으로 추산했다.
WSJ는 메타가 일부 컴퓨팅 용량을 외부에 임대하면 이는 AI 인프라를 과도하게 구축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분석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5월 말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를 시사했다. 저커버그는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아직은 우리가 해당 컴퓨팅 자원을 직접 활용할 계획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과잉 투자했다고 판단하는 시점이 오면 그것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말했다.
메타는 다른 빅테크 기업 대비 규모가 작지만 AI 투자에서는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저커버그는 인공초지능(ASI) 개발을 목표로 메타슈퍼인텔리전스랩스(MSL)를 출범시켰다. 메타는 올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자본지출에 투입할 계획이며 이 경우 상장 이후 처음으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메타가 여유 컴퓨팅 용량을 임대하는 것이 대규모 AI 투자 비용을 일부 상쇄하기 위한 단기 전략인지, AI 투자 둔화에 대한 신호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자본지출 축소는 기술주 투자자들에게도 우려 요인이 될 수 있다. AI 투자 확대는 반도체 기업은 물론 서버와 각종 IT 하드웨어, 메모리 반도체, 데이터 저장장치업체들의 실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확대됐다.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 내 반도체 기업들의 시가총액 비중은 현재 약 18%로 5년 전의 5%에서 크게 늘었다.
다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메타가 AI 투자를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애널리스트는 "메타는 AI 경쟁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공격적으로 확보한 컴퓨팅 인프라를 새로운 가치 창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AI 투자 사이클이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미 여유 컴퓨팅 용량이 발생했다는 점은 의문을 낳고 있다. 키뱅크캐피털의 저스틴 패터슨 애널리스트는 "MSL의 목표가 초기 AI 투자 계획 당시보다 다소 축소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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