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손주 태어났는데 나몰라라"...빈손 시댁에 서운한 며느리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첫 손주가 태어났음에도 시댁으로부터 어떠한 축하나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해 서운함을 느낀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지며, 명절·출산 등 가족 대사사를 둘러싼 세대 간·가족 간 갈등과 '성의'의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손주 태어났는데 아무것도 없는 시댁'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 씨는 "서운함을 느끼는 내가 이상한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출산 이후 친정과 시댁의 극명하게 대비되는 태도에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A 씨에 따르면 친정에서는 출산 직후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부모가 산후조리원 비용 500만 원을 선뜻 내주었을 뿐만 아니라, 수시로 아기 옷과 인형을 사주었다. 여기에 친정 친척들이 챙겨준 용돈과 친구, 직장 동료들이 보내온 카시트, 턱받이 등의 선물이 줄을 이었다.
반면 시댁에서는 가문의 첫 손주가 태어났음에도 그 어떤 축하 메시지나 선물이 전무했다.
A 씨는 평소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친정에 가면 부모님이 항상 식사비를 계산해 주시고 용돈도 챙겨주셨지만, 반대로 시댁에 갈 때는 늘 우리가 식사비를 냈고 명절과 생신, 어버이날마다 꼬박꼬박 용돈을 챙겨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은 그러려니 하며 지내왔지만, 첫 손주가 태어난 인생의 큰 이벤트 앞에서도 시댁의 태도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어 너무 서운하다"라며 "차라리 친정도 아무것도 안 해줬으면 이런 비참한 마음이 들지 않았을 텐데, 양가가 너무 비교가 되니 더 속상하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해당 사연이 확산되자 누리꾼들의 반응은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다.
시댁을 옹호하거나 A 씨의 태도를 지적하는 이들은 "부모가 돈을 주면 감사한 것이지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돈 받으려고 아이를 낳은 것이 아니지 않느냐", "양가의 경제적 형편이나 집안 내 정서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해야 가정이 평화롭다"라며 지나친 비교를 경계했다.
반면 A 씨의 서운함에 깊이 공감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조리원 비용 같은 거창한 액수가 아니더라도, 아이 옷 한 벌이나 고생했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없는 것은 성의와 도리의 문제다", "사회생활을 하는 지인이나 직장 동료도 출산 선물을 보내오는데 직계 존속인 시부모가 완전히 모른 척하는 것은 충분히 상처가 될 만하다", "받는 것 없이 늘 주기만 했던 며느리 입장에서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올 수밖에 없다"라고 반박했다.
가족 전문가들은 "최근 출산율이 극도로 낮아지면서 한 번의 출산에 대한 가족 구성원들의 기대치와 투입 비용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가족 간의 경제적 지원을 당연시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하지만, 돈의 액수를 떠나 새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고 배려하는 최소한의 정서적 교감이 부재할 경우 고부갈등이나 부부갈등의 깊은 불씨가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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