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게 먹으려다 더 많이 잃어”...레버리지 출시 이후 빈번해진 수백억대 반대매매, 투자금도 감소세

채제우 기자 2026. 7. 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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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된 이후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반대 매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상품이 변동성을 키웠고, 그 여파로 강제 청산도 빈번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롤러코스터’ 장세에 증시의 하방을 단단하게 떠받치던 개인들의 투자금도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대규모 ‘강제 청산’ 급증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국내 증시에서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 매매 금액은 1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미수금 반대 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했는데, 빚을 제때 갚지 못해 증권사가 자산을 강제 처분해 돈을 회수하는 절차다. 보통 미수 거래 후 2거래일 안에 빌린 돈을 채워 넣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특히 대규모 미수금 반대 매매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된 지난 5월 27일 이후에 급증했다. 올해 들어 하루에 1000억원 이상 미수금 반대매매가 터진 6거래일 중 5일은 레버리지 상품이 출시된 이후에 집중됐다. 500억원 이상 반대 매매도 올해 들어 5월까지 8일 발생했는데, 6월부터 지난 9일까지만 8일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상품이 증시에 나타난 뒤로 수백억 단위의 강제 청산이 잦아진 셈이다. 한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은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떨어지면 더 파는 구조인 만큼 증시의 변동성을 키웠을 가능성이 크다”며 “레버리지가 반대매매 급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빚투(빚내서 투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증시의 출렁임을 키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빚투로 레버리지 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는 없지만 레버리지 상품이 변동성을 키운 탓에 강제 청산이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개미 자금도 감소세

한편, 증시의 출렁임이 커지면서 가파르게 늘어났던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도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 9일 국내 투자자 예탁금은 107조1279억원을 기록했다. 이 숫자가 11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 8일 이후 처음이다. 규모만 놓고 봐도 지난 2월 20일(104조1292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 심리가 꺾인 개인들이 계좌에서 돈을 빼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증시를 떠받치던 개인의 자금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한국은행 금리 인상, 정부의 대출 규제와 예탁금 감소 등을 고려할 때개인의 순매수 여력이 무한정 커질 수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개미들의 빚투 규모도 감소세다. 지난 9일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6조633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38조632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약 2주 만에 2조원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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