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조 투자 퍼즐 맞추는 포스코그룹···철강 밖 성장동력 심는다
미국·아르헨티나·몽골 잇단 행보···사업 재편 뒷받침할 공급망 구축 속도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포스코그룹이 최근 제시한 2026~2028년 중기 투자계획에 맞춰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최근 미국과 아르헨티나, 탄자니아에 이어 몽골까지 핵심광물과 에너지 분야 협력을 확대하면서 투자 계획을 뒷받침할 공급망 구축에도 속도를 내는 것이다. 아직 상당수 사업이 협약과 사업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철강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은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유지·보수성 투자를 포함해 총 29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중기 계획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미래 성장 투자에는 16조7000억원을 배정했다. 철강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리튬과 희토류, LNG 등 자원·에너지 사업을 확대해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회사 전략의 핵심은 철강 중심 사업구조를 산업자원과 전략자원, 에너지자원 중심의 '트리플 코어' 체제로 재편하는 데 있다. 철강을 그룹의 기반 사업으로 유지하면서 리튬과 희토류, LNG 등 비철강 사업 비중을 확대해 새로운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통해 2028년 연결 기준 매출 87조9000억원, 영업이익 6조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2035년 합산 기준 매출 187조원, 영업이익 13조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투자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 기반
시장 관심은 이제 투자 규모보다 실행력에 쏠린다. 사업마다 진행 단계는 다르지만 최근 이어지는 해외 투자와 협력은 포스코그룹이 제시한 사업 재편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희토류와 리튬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희토류 기업 리엘리먼트와 미국 내 희토류 분리·정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연간 6000t 규모 생산체제 구축을 목표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리튬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사업을 추진하며 이차전지 핵심 소재 확보에 나섰고, 탄자니아 흑연 사업 등 해외 원료 공급망 확보도 병행하고 있다. 사업마다 진행 단계는 다르지만 공통점은 모두 철강 외 사업에서 새로운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라는 점이다.
최근 몽골에서의 행보도 같은 흐름으로 읽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9일 몽골 에너지·인프라 기업 뉴컴과 1억달러 규모 에너지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몽골 국영 광산기업 에르데네스몽골과 핵심광물 생산 및 기술단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몽골이 포스코그룹의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에서 새로운 협력 거점으로 부상하는 배경이다.
최근 한국과 몽골 정부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원칙적으로 타결한 것도 이러한 움직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협정이 발효되면 핵심광물 분야 협력이 확대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보다 안정적인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그룹 입장에서도 기존에 추진해온 몽골 협력 사업과 맞물려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조보다 중요한 건 수익화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29조1000억원이라는 투자 규모가 실제 생산과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철강 산업은 업황 둔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반면 리튬과 희토류 등 핵심광물은 전기차와 배터리, 인공지능(AI) 인프라, 방산 산업 성장에 따라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제시한 중장기 전략도 이러한 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재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철강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핵심광물과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아르헨티나, 탄자니아, 몽골로 이어지는 최근 행보는 이 같은 전략이 구체화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사업 재편의 성패는 투자 계획 자체보다 개별 프로젝트가 실제 생산과 수익으로 연결되는 속도에 달려 있다. 결국 포스코그룹의 29조1000억원 투자 계획은 투자 규모보다 실행 성과에 따라 평가받게 될 전망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