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이가 '형 여행 취소하셔야 될 것 같은데' 하더라고요" → 첫 승. 첫 홀드. 첫 올스타. 은퇴까지 생각했는데.. 롯데 현도훈, 육성 출신 성공스토리 이제 시작이다

[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형 여행 계획 있어요?"
올스타전은 여태 '남의 잔치'였다. 가족 여행이 당연한 루틴. 롯데 현도훈은 올해도 힐링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어느날 저녁 투수조 조장 김원중이 찾아왔다. "여행 계획 취소하셔야 될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11일 잠실에서 열린 2026 KBO 올스타전 현장에서 만난 현도훈은 "올스타전 간다는 소식을 듣고 잠이 안 왔다. 뭘 해야 되지, 내가 그 분위기를 잘 즐길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너무 행복하다"며 웃었다. 현도훈은 인터뷰 직전까지 가족들과 있었다. 현도훈은 가족 여행을 올스타전으로 꾸민 셈이다.
현도훈은 그야말로 밑바닥부터 착실하게 올라왔다. 고교와 대학을 일본에서 다녔다. 독립리그를 거쳐 2018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2022시즌 뒤 방출. 롯데가 현도훈의 손을 잡았다. 입단테스트를 거쳐 재기를 꿈꿨다. 그가 다시 1군에 등장한 것은 2024년. 하지만 8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5년에는 2군에만 머물렀다.
현도훈은 "올스타전은 평생 못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1군 경기에 많이 나가는 그런 선수가 되는 상상을 늘 해왔는데 올해 조금 이루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지금까지는 인내만 하는 시간들이었는데 조금은 보상을 받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고백했다.
올해 전반기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데뷔 첫 승에 필승조 승격, 첫 홀드까지 기록했다. 35경기 32⅔이닝 2승 5홀드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했다. 롯데 불펜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로 우뚝 섰다.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극적인 반등의 원동력은 마음가짐이었다. 현도훈은 "기술이 30이라면 심적인 부분이 70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나는 매년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도 못하면 진짜로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그냥 하고 싶은 야구를 하자고 마음을 고쳤다.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조금 내려놨더니 야구가 잘 됐다"고 밝혔다.
새 아시아쿼터로 온 일본인 투수 이이무라 쇼타를 현도훈이 잘 챙겨준다고 소문이 벌써 났다.
현도훈은 "제가 외국 생활을 해봐서 그 마음을 안다. 외로운 마음 안 느끼게 해주고 싶다. 이이무라가 잘해야 팀이 올라간다. 야구장은 당연하고 일상 생활까지 최대한 많이 도와주고 싶다"며 따뜻한 마음씨까지 뽐냈다.
현도훈의 후반기 목표는 간단하다. 가을야구다.
"몸 관리 잘하고 야구도 잘해서 최대한 시원할 때까지 야구할 수 있도록 올라가겠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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