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식 왜 이렇게 떨어지나” 이유 봤더니…골드만 “레버리지 몰린 돈 빠져나오는 중”

“AI가 증시를 끌어올리는 시대가 끝나가는 걸까.”
글로벌 증시를 이끌었던 ‘AI 실적 랠리’가 분기점을 맞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다만 AI 투자 자체가 꺾이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실적’보다 기업들의 다음 전략으로 옮겨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 포트폴리오 전략·자산배분 리서치 총괄은 “AI가 이끌어온 대규모 실적 서프라이즈가 막바지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상황을 짚었다.
그는 이번 2분기(4~6월) 실적 시즌에도 기업들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낼 가능성은 높지만,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이 이미 크게 높아져 단순한 ‘실적 서프라이즈’만으로는 추가 주가 상승을 이끌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S&P500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이익 증가율(컨센서스)을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의 배경에는 실적과 주가 흐름의 괴리가 있다. AI 메모리 수혜주인 마이크론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가 한풀 꺾였고, 엔비디아도 사상 최고가 대비 약 16% 하락하면서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201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8배까지 내려왔다.
뮐러-글리스만 총괄은 “반도체 업종으로 과도하게 몰렸던 레버리지 투자 흐름이 되돌아가는 과정”이라며 향후 실적 시즌에서는 실적 자체보다 기업들의 가이던스와 경영진의 향후 투자 계획이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AI 투자 사이클 자체가 끝났다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앞서 1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벤 스나이더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시장 일각의 ‘AI 버블론’을 반박하며 AI 투자 흐름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 알파벳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투자 대비 수익성을 확인하지 못하면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스나이더 전략가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확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S&P500이 최근 1년 동안 20% 이상 상승했음에도 선행 PER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점을 근거로 “최근 상승은 단순한 거품이 아니라 기업 이익 증가가 뒷받침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가 낙관론을 외칠 때보다 시장에 회의론이 남아 있을 때가 오히려 더 건강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AI 투자 분야로 AI 인프라, 전력 인프라, 하이퍼스케일러를 꼽았다. 반도체와 서버, 네트워크 장비 기업은 AI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고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27년까지 50%, 2030년까지 최대 16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전력 인프라도 핵심 수혜 분야로 제시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 알파벳, 오라클, IBM 등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은 올해 반도체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10년 기준 PER 하단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새로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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