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살 걸"…국제선 항공권 예매하려다가 탄식한 이유 [어차피여행]

신용현 2026. 7. 1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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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할증료 싸졌는데 "지난달에 살 걸"
항공권 결제 타이밍의 '역설'
해외여행 수요 유지 속 결제 타이밍만 달라져
성수기 운임 상승에 '발권 타이밍' 변수로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여행객들은 여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유류할증료가 내려가기를 기다렸다가 발권하는 소비 패턴이 뚜렷해지면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도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올 여름 여행객들은 여행을 포기하는 대신 결제 시점을 늦춘 것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유류할증료는 내렸는데 항공권은 더 비싸졌다." "차라리 지난달에 결제할 걸 그랬다." 이달 1일 유류할증료 인하가 적용되자 여행 커뮤니티에선 이처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만 이 같은 불만에도 '여행은 간다'는 게 공통적 반응이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치인 33단계까지 오른 지난 5월, 여행업계에서는 수요 위축을 우려했다. 항공권 가격 상승에 환율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해외여행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지금 소비자들이 바꾼 것은 여행 계획이 아니라 결제 시점이었다.

인천국제공항 여행사 카운터에서 시민들이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11일 업계에 따르면 유류할증료는 5월 33단계에서 6월 27단계, 7월 19단계로 두 달 연속 낮아졌다. 33단계는 2016년 현행 체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대한항공 기준 5월 인천~뉴욕 왕복 유류할증료는 112만8000원에 달했다. 3월과 4월 19만8000원, 60만6000원 대비 각각 6배, 2배 가까이 상승했다. 7월에는 68만8000원으로 두 달 사이 왕복 44만원가량 낮아졌다. 단거리 노선인 인천~후쿠오카(일본), 칭다오(중국)도 6월 대비 약 3만원 인하됐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닌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된다. 8월에 출발하더라도 이달 안에 발권하면 19단계가 적용된다. 인하 발표를 기다리며 결제를 미뤄왔던 여행객들이 7월 초 결제에 나선 이유다.

수요 반등은 6월 인하(33→27단계) 직후부터 수치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6월 중순 해외여행 예약률은 전주보다 각각 30% 안팎으로 늘었다. 특히 유럽 예약은 두 배 이상 늘었고, 베트남(38%)과 인도네시아(62%) 등 휴양지 수요 증가 폭이 컸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유류할증료 인하와 종전 등의 요인으로 그동안 위축됐던 여행심리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분간 일본, 중국 중심의 단거리 지역 여행 비중이 유지되는 가운데 동남아, 유럽 등의 예약 회복세도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도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과 유류할증료 인하 흐름이 여름휴가 시즌 진입이 맞물리며 지역별로 예약 증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7월 추가 인하(27→19단계)로 그 흐름은 더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의 모습. 사진=뉴스1


다만 업계는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통상 6월은 여름 성수기 좌석 사전예약이 몰리는 시기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예약 속도가 더디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결제를 최대한 늦추는 소비자 경향이 강해진 탓에 여행 수요는 살아있지만, 성수기 좌석은 더디게 채워지는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유류할증료가 내렸다고 항공권 전체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기본 운임은 좌석 수요에 따라 별도로 움직인다. 성수기에 결제를 미룰수록 기본 운임이 오른 만큼 유류할증료 인하분이 상쇄될 수 있다. 실제 여행객 사이에서 "차라리 지난달에 결제할 걸 그랬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도 항공사와 여행사들은 수요 자체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보고 있다. 역대 최고 유류할증료도 해외여행 수요를 꺾지 못했다. 기본 운임 인상도, 결제 타이밍 고민도 결국 언제 발권할 것인가의 문제였을 뿐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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