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없는 적금 20만원 vs 목적 있는 청약통장 20만원 [재테크 Lab]
돈 무조건 모으는 게 능사 아냐
아무 생각 없이 저축한다면
목표 설정하고 계획 세워야
과도한 저축 독이 될 수도
재무설계의 핵심은 '무조건 절약해서 모으는 것'이 아니다. 소득을 고려해 현재의 안정과 목표 달성을 동시에 준비하는 게 핵심이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부부는 적금 통장만 4개를 운용하는 사이 가계부가 적자에 빠지는 모순적 상황에 처해있다. 이럴 땐 고집을 꺾고 '다른 상품'에 눈을 돌릴 줄도 알아야 한다. 청약통장, 연금 등이 그것이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적금 일변도인 부부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꿔봤다.
![여유자금을 투자할 땐 안전성 못지않게 수익성도 고민해야 한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1/thescoop1/20260711181122071iija.jpg)
여윳돈을 모으는 방법으로 상균씨는 적금을 택했다. 기존 적금 통장 2개에 새로운 통장 2개를 더 만들어 매월 4개 적금 통장에 돈을 붓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러느라 부부의 재정 상태가 더 나빠졌다는 점이다.
통장에 돈이 들어오자마자 적금 통장으로 자동 이체가 되니, 월말이 다가오면 돈이 부족해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도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그렇다고 적금을 해지하자니 이자가 아쉬웠다. 좋은 선택지가 무엇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부부는 현재 필자와의 재무상담을 통해 답을 찾는 중이다.
지금까지의 상담 과정을 요약해보자. 먼저 수입이다. 외벌이인 상균씨가 한달에 520만원을 벌고 있다. 1년에 500만원가량 나오는 야근 수당은 정기소득이 아니므로 가계부에서 제외했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414만원,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55만원, 금융성 상품 140만원 등 609만원이다. 한달에 89만원이나 적자가 발생한다.
부부의 재무 목표는 99㎡(30평대) 아파트로 이사하는 것, 둘째 출산비용 마련, 노후 준비 등 3가지다. 이를 위해 부부는 언급했듯 4개 적금 통장에 한달에 140만원씩 납입하고 있다. 첫째 교육비, 출산비용 통장에 각각 20만원씩 총 40만원을 넣고, 주택담보대출(잔여 3700만원)을 갚는 용도의 적금 통장에 80만원을 입금한다. 별 목적이 없이 급하게 만든 20만원짜리 적금 통장도 있다. 이렇게 적금에 다소 무리하게 저축하는 상황에서 지출까지 계속 늘어나면서 지금의 마이너스 가계부가 됐다.
부부는 1·2차 상담에서 식비부터 보험료까지 갖은 지출을 줄여 적자를 메웠다. 총지출을 609만원에서 464만원으로 145만원을 줄이는데 성공했고, 이에 따라 89만원 적자는 56만원 흑자로 탈바꿈했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1/thescoop1/20260711181123439exsh.jpg)
이렇게 맹목적으로 돈을 가두기만 하는 저축은 가계부의 숨통을 터주지 못한다. 안정적으로 돈을 모으는 것이 나쁜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수익을 늘려 볼 방법도 고려해 봐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부부는 저축과 투자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그전에 먼저 재테크 아무 목적이 없는 적금 통장을 한 개(20만원) 해지하고,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을 새로 만들어 20만원씩 납입하기로 했다. 좀 더 큰 아파트로 이사하려는 부부의 1순위 목표를 위해서다.
현재 부부의 자금력으로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얼마나 필요할까. 계산해 보니, 소득의 60% 이상을 저축해도 모자란다는 결론이 나왔다. 현재 상황에선 목적을 달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플랜B가 필요한 상황인데, 그렇다면 돌파구는 아파트 청약·분양 제도를 이용하는 것뿐이다. 마찬가지로 이자율이 높지 않다는 게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납입해 당첨 확률을 올려 분양의 기회를 노리는 것이 아무 목적 없이 적금하는 것보단 낫다.
이제 여유자금 56만원을 수익성이 괜찮은 상품에 알뜰하게 분배해 보자. 둘째 출산비와 양육비는 기존 적금(120만원) 선에서 해결할 수 있으므로, 부부는 노후 대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개인퇴직계좌(IRP)'에 20만원씩 납입하기로 했다. 이 상품은 노후 자금을 모으면서 동시에 강력한 세액공제 혜택도 챙길 수 있는 '1석 2조 상품'이다. 은퇴 시점까지 운용할 수 있어 장기 투자의 성격을 띤다는 특징도 있다. 소득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간접투자의 기초 체력을 기르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울러 아파트 구입에 보태는 용도로 적립식 펀드에도 30만원씩 불입한다.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고, 언제든 투자를 중단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주가나 채권 가격이 떨어졌을 땐 매입 가격이 낮아지는 분할 매수 효과를 활용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이므로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중기 이상의 긴 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적은 돈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7/11/thescoop1/20260711181124722rrjs.jpg)
이렇게 상균씨의 재무 솔루션이 모두 끝났다. 부부는 56만원을 노후 대비(IRP 20만원), 내 집 마련(적립식펀드 30만원), 비상금 준비(CMA통장 6만원)에 적절히 배분했다. 여기에 적금(120만원)과 청약저축(20만원)까지 합하면 한달에 196만원씩 돈을 모으는 셈이다.
현재의 생활에 취해 미래에 닥칠 이벤트를 소홀히 해선 안 되지만, 미래를 대비한다는 이유로 현재의 삶을 피폐하게 보내서도 안 된다. 어느 한쪽을 소홀히 하면 결국 다른 쪽도 무너지기 마련이다. 현재와 미래를 균형 있게 설계해 나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재무설계의 꽃이자 진정한 가치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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