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울릉도, 감성 숙소 뚝심에 ‘스쳐 가는 섬’ 옛말... 올여름 휴가객 사로잡는다
인피니티 풀 품은 ‘스테이 너와’, 온전한 쉼터 ‘스테이 만디’, 파도 소리 벗 삼은 ‘바다 품은 채’
차별화된 감성 숙소와 정직한 로컬 맛집 앞세워 개별 여행객 발길 유혹

코로나19 특수로 지난 2022년 46만여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정점을 찍었던 울릉도가 엔데믹 이후 깊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방문객은 34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약 33% 급감했고, 올해 역시 지난 9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만 2,000여 명(18%)이나 줄어들면서 지역 경제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간 울릉도는 ‘독도에 가기 위해 거쳐야만 하는 경유지’라는 인식이 강했고, 중장년층 패키지(단체) 위주의 관광지라는 편향된 시각 역시 지배적이었다. 타 유명 휴가지에 비해 5성급 특급 호텔 등 대형 호캉스 인프라가 부족한 것 역시 뼈아픈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 천혜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프라이빗한 휴식과 감성을 채울 수 있는 ‘숨은 명소’들이 속속 자리 잡으면서, 올여름 섬 휴가를 준비하는 개별 여행객들의 발길을 강하게 유혹하고 있다.

◇ 울릉도의 천국 같은 풍경... ‘스테이 너와·카페 너와’
울릉군 북면 평리1길(124번지 일원)에 자리 잡은 ‘스테이 너와’는 최근 울릉도를 찾는 개별 여행객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프리미엄 숙소다.

탁 트인 쪽빛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야외 인피니티 풀장, 프라이빗한 히노키탕과 편백 사우나 등을 갖춘 최고급 객실부터 2~3인용 독채 객실까지 마련돼 있어 특급 호캉스 부럽지 않은 감성과 낭만을 선물한다.
특히 섬백리향, 섬말나리, 섬기린초, 울릉국화 등 울릉도 자생 식물의 이름을 딴 객실 명칭은 지역적 특색과 각별한 의미를 더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전용 객실을 도입한 점도 눈에 띈다.

‘환상적인 뷰와 달콤한 휴식’의 인기 장소로 자리매김한 부대시설 ‘카페 너와’ 역시 주중·주말을 가리지 않고 울릉 주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숙박료는 객실 타입과 성수기·비수기에 따라 달라, 온라인 누리집이나 포털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보상 스테이너와 대표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울릉도가 단체 관광이나 독도에 가기 위해 스쳐 가는 척박한 섬이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라며 “안락한 시설과 울릉도만의 고유한 식생, 낭만을 결합해 여행객들이 온전히 머물면서 힐링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마운틴 뷰와 함께 울릉에서 온전한 휴식을... ‘스테이 만디·카페 만디’
앞서 ‘스테이 너와’가 인피니티풀과 낭만을 앞세웠다면,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이 있는 울릉읍 도동길(149-52)에 자리 잡은 ‘스테이 만디(MANDI)’는 복잡한 대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한 쉼’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힐링 명소로 통한다.

마운틴뷰와 오션뷰가 펼쳐지는 4개의 객실에서는 저마다 동화 같은 ‘도동’ 시가지 마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 객실에 스타일러 등이 갖춰져 있어 고객 편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숙박객들에게 울릉도 명이, 부지깽이 등 지역 특산 식재료를 활용한 정성스러운 무료 조식을 제공해 호응도가 높다. 편안함을 더해주는 ‘카페 만디’ 역시 계절별 시그니처 메뉴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영·유아 및 어린이를 포함한 고객은 예약이 불가한 ‘어린이 제한‘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휴식 공간을 찾는 커플, 부부, 혹은 부모님께 효도 여행을 선물하려는 이들에게 최적화된 곳이다.

이광영 스테이 만디 대표는 “이곳에 오시는 모든 분이 정말 힐링하고 가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건축했다”라며 “복잡한 도심의 소음을 뒤로하고, 울릉의 정취가 담긴 조식을 맛보면서 도동 마을의 여유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완벽한 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직 어른들을 위한 프라이빗하고 조용한 휴식 공간으로서, 울릉도 체류형 관광의 숨은 매력을 알리는 데 일조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청정 몽돌 해변을 눈앞에... ‘바다 품은 채·향토 맛집’
앞서 두 곳이 산과 숲이 어우러진 휴식을 선물했다면, 울릉도의 신 관문인 사동항에서 차량으로 3분 거리(울릉순환로 541-14)에 있는 ‘바다 품은 채’ 펜션은 손에 닿을 듯한 쪽빛 바다와 고요한 파도 소리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최근 MZ세대 여행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로부터 바닷가에 옥과 같은 맑은 모래가 가로로 놓여 있었다고 해 ‘와록사(臥鹿沙)’라고도 불리는 사동1리 몽돌해수욕장 뒤편에 있는 이곳은, 여름 바다 수영과 해수 풀장을 이용하고자 하는 커플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숙소로 꼽힌다.
객실은 2개에 불과하지만, 환상적인 오션뷰가 펼쳐지는 통유리창 너머로 시원한 바다 풍경을 온전히 독차지할 수 있고, 문을 열고 나가면 곧바로 몽돌해변과 이어져 프라이빗한 물놀이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특히 ‘바다 품은 채’는 인근 도동에서 토속 음식점 ‘향토 맛집’도 함께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울릉도 오징어내장탕, 오삼불고기, 따개비밥, 홍합밥 등 잊지 못할 섬의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지역민들의 단골 식당이기도 한 이곳은 점심시간에는 가성비 높은 한식 뷔페로도 운영된다. 이 중에서도 오징어내장탕은 주인장의 부친이 직접 바다에 나가 조업해 잡아 온 오징어를 갓 손질해 끓여내 그 신선하고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안현아 바다 품은 채 대표는 “일부 불친절, 바가지 상혼 등으로 울릉도 관광업계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전체가 그런 곳은 아니다”라며 “아버지가 갓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과 정직한 손맛, 그리고 진심 어린 서비스로 방문객을 맞이해 울릉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민간 상인들의 이 같은 고군분투에 이제는 울릉군이 응답할 차례다. 천혜의 자연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울릉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보적인 ‘킬러 콘텐츠’ 개발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 상인들의 정직한 뚝심과 행정의 치밀한 기획력이 완벽한 시너지를 이룰 때,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진정한 ‘머무는 섬’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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