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영업이익 세계 1위에도 주가 급락… 금융당국 '레버리지 ETF' 손봐야

양재찬 편집인 2026. 7. 1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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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양재찬의 프리즘
삼성전자 영업이익 세계 1위
호재에도 주가는 곤두박질
극심한 변동성 시달리는 K-증시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영향
증시 투기판 전락 전에 손 봐야
K-증시의 변동성이 너무 심하다. 주요 원인은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가 지목된다. 증시가 투기판으로 변질되기 전에 레버리지 ETF의 수술을 단행해야 한다.[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은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놀라운 기록이다. 시가총액 글로벌 1위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의 1분기 영업이익(535억 달러·약 81조9000억원)을 뛰어넘었다.

이번 실적에는 상반기 직원 특별성과급 충당금 약 17조원이 반영됐다. 이를 포함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106조원 규모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발표된 7일 삼성전자 주가는 오를 줄 알았는데, 되레 6.92% 급락했다. SK하이닉스도 6.06% 하락했다. 반도체 투톱, 삼전닉스 주가가 떨어지자 코스피지수도 4.91% 하락하며 7600대로 밀렸다.

삼전닉스 급락세는 8일에도 이어졌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종의 고점 논란에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중동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돼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코스피·코스닥지수가 5%대 동반 하락해 각각 7200대, 780대로 주저앉았다.

7~8일 이틀 연속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8일 아시아 증시에서 5%대 급락한 곳은 한국이 유일했다. 이날 오후 전해진 미국과 이란간 충돌 소식이 악영향을 미쳤다지만,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59% 하락에 그쳤다. 대만 가권지수는 오히려 0.56% 상승했다.

코스피는 6월 19일 기록한 전고점(장중 9385.59)과 비교하면 약 23%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지수가 이전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할 때 기술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실적과 엇박자를 내는 요인으로 반도체 투톱 쏠림, 메타가 촉발한 빅테크들의 AI 투자 여력 약화와 메모리 정점론, 단기간 코스피 급등,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자산 급증 등이 꼽힌다.

[사진|뉴시스]
주가는 기업 실적 및 성장성, 경기 변동과 금리·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 등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최근 K-증시 변동성은 너무 심하다. 5월 말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ETF 상장을 허용하자 사이드카가 6월에만 10차례 발동됐다. 6월 증시 거래일이 스무하루였으니 하루 걸러 시장이 요동친 형국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80~90선을 맴돌았다. VKOSPI는 20 초반이 안정적이다. 30을 넘어서면 변동성이 큰 것으로 보는데, 이보다 두배 넘게 치솟자 '롤러코스피'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롤러코스피 주범으로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가 지목된다. 삼전닉스 시가총액이 코스피 시장의 절반을 넘어선 시점에 레버리지 ETF가 허용되자 쏠림과 변동성이 극심해졌다. 삼전닉스 등락폭의 두배를 좇는 상품에 전체 ETF 거래대금의 4분의 1을 웃도는 투기성 자금이 몰렸다. 그 탓에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가 삼전·닉스 본주本株의 변동성을 키우고, 코스피 전체를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까지 나타났다.

레버리지 ETF는 해외투자 수요를 흡수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을 방어하자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하지만 효과는 거의 없고, 부작용만 키웠다. 레버리지 ETF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코스닥 시장이 위축됐다.

레버리지 상품은 적은 투자금으로 손실이 확대되는 '지렛대 효과'와 단일종목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수록 원금이 잠식되는 '음의 복리효과'로 인해 투자금이 녹아내릴 수 있다. 레버리지 ETF 주가가 상장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투자자 손실이 불어나고 있다.

역대급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자 나라 안팎에서 경고음이 울려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매우 높아 카지노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처럼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지난 1년간 코스피가 165% 상승했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1년간 주가지수가 하루 2% 이상 오르내린 날은 코스피가 77일로 미국 S&P500(5일)의 15.4배에 이르렀다.

5월 말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ETF 상장을 허용한 후 사이드카가 6월에만 10차례 발동됐다.[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은 레버리지 ETF 출시 20여일 만인 지난 6월 18일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닷새 뒤 이찬진 금감원장은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한국은행도 5일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쯤 되면 결론은 명확하다. 주식시장이 더 이상 투기판으로 변질되기 전에 레버리지 ETF의 수술을 단행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책임지고 레버리지 ETF의 배율 조정, 인가 제한, 요건 강화, 상장 폐지 검토 등의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마땅하다.

어느 종목이든 주가의 본질은 기업의 혁신 역량과 성장성이다. 한국 반도체산업이 글로벌 선두로 치고 나가자 경쟁국들의 질시와 견제가 노골화하고 있다. 지금 역대 최대 영업익에 취해 성과급 잔치를 할 때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미국·일본·중국의 견제와 글로벌 빅테크들의 메모리 가격 억제 움직임에 맞서려면 초격차 기술로 주도권을 놓지 않아야 한다.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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