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수요 감소 넘는다’…제지업계, 고부가 신사업 승부수

류석 기자 2026. 7. 1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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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나라, 세제 시장 진출
라이프스타일 케어 사업 확대
한솔·무림 등 종이 신소재 개발
마케팅·품질 노력 지속 필요
한국제지연합회를 비롯한 8개 전후방 산업 단체 및 학계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소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10회 종이의 날’ 기념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태림페이퍼 정동하 대표, 한솔제지 한경록 사장, 대한제지 조한제 부사장, 아진피앤피 정연수 부회장, 페이퍼코리아 문성운 사장, 제지연합회 최현수 회장, 태림 이복진 고문, 깨끗한나라 이동열 사장, 아세아제지 유승환 사장, 신대양제지 권지혜 대표, 신대양제지 권우정 대표. 사진 제공=한국제지연합회

국내 제지기업들이 종이 제조사를 넘어 생활용품과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인쇄용지 수요가 줄어드는 데다 펄프 가격과 물류비 등 원가 부담까지 커지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제지 설비 중심의 전통 제조업에서 소비자 접점이 넓은 생활 밀착형 제품과 고부가 소재 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11일 제지 업계에 따르면 깨끗한나라(004540)는 최근 세탁용 캡슐세제 3종과 식기세척기용 타블렛 1종을 내놓고 세제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화장지와 물티슈, 생리대, 기저귀 등 위생용품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생활용품 전반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판매 제품에서 세제 품목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 혁신 솔루션 플랫폼’으로 사업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깨끗한나라는 소비자의 다양한 생활 고민을 보다 세분화해 해결할 수 있도록 세제 라인업을 기획했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을 앞세워 기존 관련 시장의 강자인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과의 경쟁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한솔제지(213500)는 종이의 원료인 셀룰로오스를 활용해 화장품 소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최근 공개한 ‘듀라클’은 소나무에서 유래한 나노셀룰로오스 기반 원료로, 화장품의 점도와 제형 안정성을 높이는 화학 점증제를 대체하는 제품이다. 종이를 생산하며 축적한 목재·셀룰로오스 기술을 고부가가치 뷰티 소재로 확장한 사례다.

무림페이퍼(009200)는 플라스틱 대체 소재에 힘을 싣고 있다. 천연 펄프로 만든 ‘무해’ 펄프몰드를 식품 용기와 선물세트 포장재 등에 적용하고 있으며, 식품 진공포장이 가능한 펄프몰드 트레이도 상용화했다. 기존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와 펄프 기반 소재로 바꾸려는 식품·유통업체의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한국제지(027970)도 플라스틱 코팅 없이 내수·내유성을 구현한 친환경 포장재 ‘그린실드’를 앞세워 항공 기내식 용기와 치킨 박스, 팝콘컵 등으로 공급처를 늘리고 있다.

제지업계의 신사업은 기존 사업 기반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완전히 새로운 산업에 뛰어들기보다 보유 역량을 생활용품과 뷰티, 친환경 포장재로 넓혀 사업 위험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신사업이 실적을 떠받치는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친환경 소재는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고 정책 변화에 따라 수요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세제와 화장품 원료 시장 역시 레드오션에 가깝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제지기업의 변신 성패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마케팅과 지속적인 품질 강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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