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별손보 우협에 OK금융…롯데손보·KDB생명도 매각 속도

김효인 기자 2026. 7. 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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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별손보 우선협상대상자에 OK금융그룹 선정
롯데손보·KDB생명 절차 본격화…추가 자본은 변수
위쪽부터 OK금융그룹, 예별손해보험 로고 [사진-각 사 제공]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오랫동안 새 주인을 찾지 못했던 보험사들의 매각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예별손해보험은 OK금융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맞았고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도 매각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지분 인수대금에 더해 인수 이후 자본 확충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거래 성사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전날 예별손보 공개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OK금융그룹 계열사인 오케이넥스트를 선정했다.

지난달 30일 마감된 재공고 입찰에는 OK금융그룹을 비롯해 한국투자금융지주, 흥국화재,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JC플라워 등이 참여했다. 예보는 법령상 인수 요건과 자금지원 요청액, 계약 이행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OK금융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예보는 앞으로 OK금융그룹에 배타적 협상 기간을 부여하고 자금지원 조건과 주식매매계약서 세부 내용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3분기 중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예별손보는 금융당국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MG손보의 보험계약을 이전받아 유지·관리하기 위해 예보가 설립한 가교보험사다.

MG손보 시절에는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를 포기하면서 거래가 무산됐다. 예별손보 전환 이후 지난 4월 실시한 첫 공개매각에서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단독 응찰해 유찰됐다.

이번 재입찰에서는 금융지주와 보험사, 사모펀드 등이 참여하면서 복수 후보 간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선정되면서 장기간 표류했던 MG손보 정리 작업도 중대 고비를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예별손보 매각은 일반적인 민간 보험사 인수합병(M&A)과는 성격이 다르다. 예보가 설립한 가교보험사인 만큼 인수가격뿐 아니라 보험계약자 보호와 자금지원 요청액, 인수자의 계약 이행 능력과 향후 정상화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되는 구조다.

OK금융그룹으로서는 저축은행과 캐피탈 중심의 사업구조를 손해보험업까지 넓힐 수 있는 기회다. 대부업 철수 이후 추진해 온 종합금융그룹 전환 구상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면 보험사 경영 경험이 없는 만큼 인수 이후 예별손보의 영업 정상화와 자본 관리 능력은 새로운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예보의 자금지원 범위와 OK금융그룹이 부담할 추가 자본 규모도 최종 협상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롯데손보·KDB생명도 매각 본궤도

롯데손보도 잠재 원매자들과 접촉하며 매각 작업을 다시 본궤도에 올리고 있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매각 주관사는 잠재 인수 후보들을 상대로 인수 의향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보험업 진출이나 손해보험 포트폴리오 확대를 원하는 금융회사들이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구체적인 인수 주체와 거래 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매각에서는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기존 지분을 인수하는 구주 매각과 함께 롯데손보가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자가 기존 대주주 지분을 사들이는 동시에 회사에 신규 자금을 투입해 자본적정성을 높이는 구조다. 매각과 재무구조 개선을 함께 추진할 수 있지만 원매자 입장에서는 전체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KDB생명 또한 본입찰을 향한 실사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달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 3곳과 흥국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총 5곳이 참여했다.

당초 일부 금융회사 중심의 경쟁이 예상됐지만 대형 생명보험사들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커졌다. 최근 산업은행의 자본 지원으로 지급여력 지표가 개선된 데다 중대형 생명보험사 매물이 많지 않다는 점이 원매자들의 관심을 끌어낸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는 적격인수후보들을 대상으로 경영진 면담과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원매자들은 실사를 거쳐 본입찰 참여 여부와 인수가격을 결정할 전망이다.

매각판 넓어졌지만 '완판'은 미지수

보험사 매각 시장에서는 예별손보와 롯데손보, KDB생명 외에 BNP파리바카디프생명도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그동안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검토한 생명보험사 매물 가운데 하나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 관련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제재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왔지만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매각 논의가 다시 구체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사 매각은 새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 이후 한층 복잡해졌다. 원매자들은 지급여력비율뿐 아니라 기본자본의 질과 보험부채,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의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금융당국도 보험사의 자본적정성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인수 이후 필요한 추가 자금이 매각가격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표면적인 지급여력비율이 개선됐더라도 자본의 구성과 향후 건전성 유지 비용에 따라 원매자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 진출을 노리는 금융사에는 지금의 매각 시장이 드문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매물별 자본 구조와 부채의 질이 달라 단순한 가격 비교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는 인수 가격보다 인수 이후의 자본 투입 계획이 더 중요하다"며 "실사 결과에 따라 추가 증자 부담이 거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