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6% 오르나” 들뜬 SK하이닉스 주주들…TSMC와 PER에 답 있다

홍석희 2026. 7. 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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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SK하이닉스]
나스닥 첫날 종가 美 252만원 韓 10일 종가 211만원…16% 높아
TSMC 美 ADR 대만 본주보다 13~20% 비싼 가격 장기간 유지
ADR 프리미엄 감안... 국내 주가에 그대로 반영 보장 없어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나스닥 상장 첫날 국내 주식 환산가격보다 약 16% 높은 가격에 거래를 마치면서 오는 13일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먼저 미국 증시에 상장한 대만 TSMC 사례를 보면 ADR과 본주의 가격 차이는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 미국에서 형성된 가격이 국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10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 ADR은 공모가 149달러보다 13%가량 오른 168달러대에 거래를 마쳤다. ADR 10주가 국내 보통주 1주에 해당하는 점과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국내 보통주 환산가격은 약 252만원이다.

이는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록한 SK하이닉스 종가 218만원보다 약 34만원, 퍼센트로 따지면 약 16%가량 높은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국내 주가가 ADR 가격을 따라잡을 경우 25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결과로 해석 가능하다.

다만 미국과 한국 증시에서의 SK하이닉스의 가격차가 곧바로 국내 주가의 상승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ADR은 미국 기관투자자와 글로벌 기술주 투자자들이 현지 시장에서 거래하는 증권이다. 투자 접근성과 유동성, 지수 편입 가능성,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 등에 따라 원주보다 높은 가격이 붙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TSMC다. TSMC는 대만증권거래소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동시에 상장돼 있다. 미국에서 거래되는 TSMC ADR 1주는 대만 보통주 5주를 나타낸다. 이론적으론 두 국가에서 거래되는 TSMC의 주식 가격은 같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ADR이 대만 본주보다 비싼 상태가 유지돼 왔다.

10일 기준 TSMC의 뉴욕증시 ADR 종가는 434.11달러다. 같은 날 대만증시에서 TSMC 주식은 미화로 환산하면 376달러(2415대만달러)였다. 미국 ADR이 대만 본주 환산가격보다 약 15% 비싼 셈이다.

TSMC의 대만 본주와 뉴욕증시 ADR의 가격 차이는 꾸준히 유지돼 왔다. 블룸버그 집계치를 인용한 외신에 따르면 TSMC ADR의 대만 본주 대비 프리미엄은 지난해 12월 월평균 약 26%에 달했다. 올해 들어 대만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프리미엄은 낮아졌지만 지난 5월에도 월평균 13.7%를 유지했다.

TSMC의 ADR 프리미엄은 미국 투자자들이 대만 주식을 직접 매수하기 어려운 점과 미국 증시의 높은 거래 유동성, 인공지능·반도체 종목에 대한 강한 투자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만과 미국 시장의 거래시간이 다르고 주식 전환에도 절차와 비용이 발생해 이론적인 차익거래가 제한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SK하이닉스에도 비슷한 가격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K하이닉스 ADR이 상장 초기 국내 주식보다 12~17%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을 전했다. 실제 첫날 형성된 약 16%의 괴리율은 이 예상 범위 안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 ADR이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은 거래 첫날 유통 물량이 제한된 데다 수요가 몰린 영향도 반영됐다. 특히 이번 수요예측에는 공모 물량의 7배를 넘는 청약이 들어왔고,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초기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태원 SK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관계자들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념 ‘오프닝벨’ 행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처]

SK하이닉스의 ADR이 한국 본주 주가를 끌어올릴 개연성도 있긴 하다.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미국 상장 직전 약 5.5배로 평가됐다. 반면 TSMC는 20배를 웃도는 선행 PER을 적용받고 있다. 같은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대표적 반도체 회사들이란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의 이익 대비 주가가 TSMC에 비해 크게 낮은 셈이다.

이는 미국 투자자들에게 SK하이닉스가 TSMC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는 배경이다. 이는 SK하이닉스의 ADR 주가를 끌어올릴 유인으로 작용하고, 이는 한국에 상장된 SK하이닉스의 주가를 재평가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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