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체벌했다고 무릎 꿇리고 때린 학부모…교사는 용서했지만 실형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 똑바로 답해라. 거짓말 하면 니 목을 XXXXX"
2013년 3월 경남 창원시의 한 고등학교 교장실에선 학부모 김 모 씨(당시 45세)가 아들의 담임교사 A 씨를 무릎 꿇리고 위협하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사건의 발단은 일주일 전쯤으로 거슬러 간다. 김 씨와 그의 아내 B 씨는 아들이 "담임 선생님한테 부당한 체벌을 받아 학교에 가기도, 살기도 싫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김 씨 부부는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상담을 요구했지만 A 씨는 여행 일정 등을 이유로 이를 미루자고 했다.
이에 격분한 김 씨는 A 씨에게 "XXX. 상담해 달라면 해줘야지. 내가 20년 동안 조폭 생활하고 이제 청산했는데 내 밑에 동생들 풀어 학교 뒤집으러 간다"며 협박했다.
이후 김 씨 부부는 실제로 일행 3명을 대동하고 A 씨가 재직하는 학교를 찾았다. 교무실에 들어가선 "A가 누구고. 그 XX 찾아온나"라며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이를 제지하는 교사의 멱살을 잡아 흔들기도 했다. 또 수업 중이던 2학년 한 교실을 무단으로 들어가 A 씨를 찾으며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이후 교장실에서 A 씨를 대면한 김 씨 등은 A 씨를 무릎 꿇리고는 욕설과 협박, 폭행을 가했다. 아내 B 씨는 A 씨의 온몸을 주먹과 발로 때렸으며, 김 씨가 데려온 C 씨는 교기 깃대를 들고 찌를 듯이 위협했다.
결국 A 씨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목 부위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 등 상해를 입었다.
한바탕을 치르고 나서도 김 씨의 횡포는 계속됐다. 김 씨는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니 주소만 알아냈으면 가서 티 안 나게 조용히 담그려고 했다", "학교에서 잘리게 해주겠다", "합의를 보려면 1000만 원을 갖고 와라" 등 협박을 이어나갔다.
결국 김 씨 부부 등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됐으며, 창원지법은 2013년 6월 김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함께 불구속 기소된 아내 B 씨 등 2명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피해 교사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는 게 먼저라며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선고를 연기했다. 학교와 피해 교사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용서의 뜻을 밝혔지만, 재판부는 '교권 침해'에는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사들이 정상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거나 학생들을 교육할 수 없을 정도로 교권이 심각하게 침해됐고, 피해 교사 개인도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며 "피고인들은 아들이 겪은 부당한 체벌을 범행 이유로 내세우지만 대화나 적법한 절차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사적인 보복행위와 다름없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legomast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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